젠슨황, TSMC에 웨이퍼 추가 주문…한국에 GPU 공급도 빨라지나

엔비디아로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주문이 쇄도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에 생산 확대를 요청했다. 한국에 ‘우선 공급’을 약속한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도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대만 신주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를 찾은 황 CEO는 “블랙웰 칩의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며 “TSMC가 칩 생산에 매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황 CEO는 TSMC 직원들과 똑같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등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
이날 웨이 회장은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황 CEO가 웨이퍼를 (추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얼마나 많이 주문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웨이 CEO는 웃으며 “비밀이다”고 답했다. 웨이퍼는 얇은 실리콘 원판으로, 파운드리 기업은 실리콘 위에서 단계별 공정을 거쳐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든다. 엔비디아가 웨이퍼를 추가 요청했다는 건 TSMC 생산라인에 웨이퍼 투입량을 늘려 칩 생산을 확대하려 한다는 의미다.
황 CEO가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면서 한국에 배정된 GPU 26만장의 공급 시기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올해에만 아랍에미리트(UAE) 150만장, 사우디아라비아 1만8000장, 유럽연합(EU) 10만장, 영국 12만장 등 세계 각국에 칩 공급을 약속해 주문이 밀린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약속한 GPU 공급 완료 시점은 2030년까지다. 앞서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젠슨 황 CEO가 2030년까지 26만대 규모의 GPU를 한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말했다”며 “우선 공급인 만큼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PU 공급이 빨라지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등 주요 AI 관련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만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메모리 가격 문제도 거론됐다. 이날 황 CEO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엄청나게 확대했다”며 “엔비디아는 메모리 제조사 3곳에서 가장 진보된 칩의 샘플을 받았다”고 했다. 이는 HBM4 제품으로, 황 CEO는 개별 업체 제품의 품질 검사(퀄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들과 내년 공급에 대한 협의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도 HBM4의 핵심 공급사라고 지목한 상태다.
국내 메모리 업체의 실적과 직결되는 메모리 가격 인상 전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근 D램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의 납품가도 오를 전망이다. 관련 질문에 황 CEO는 “그들(메모리 업체 지칭)이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그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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