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응원 선물, 고민 끝에 고른 것

서희연 2025. 11. 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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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아래 수능)이 오는 13일, 어느새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날짜를 잊지 말라는 듯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수능 응원 메시지와 선물 광고들이 자주 눈에 띈다. 수능 시험을 치르기 전이지만 시험 끝나고 혜택을 놓치지 말라고 놀이공원, 영화관, 쇼핑몰 등 수능 수험표 이벤트를 반복해서 광고하고 있다.

두 아이를 대학에 보냈으니 수능 응원 선물이나 메시지를 받을 일은 끝이 났다. 친지와 지인들에게 수능 대박 응원과 격려 메시지를 보낼 일만 남았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친구 아이에게 응원 선물을 하기 위해 핸드폰에서 '수능 선물'을 검색했다. 시대가 변하니 선물도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간편해졌다. 수제 초콜릿, 홍삼, 비타민, 아로마 양초, 네잎클로버 쿠키, 수능 시계 등 찹쌀떡이나 엿 외에도 다양한 수능 응원 상품들이 있었다.

매년 업그레이드되며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선택하기 편하라고 카페고리, 가격대, 연령대 별로 나뉘어져 있지만 선택이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를 불러 선물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요즘 아이들은 수능 선물로 어떤 거 많이 받아?"
"초콜릿, 쿠키도 받는데 기프티콘을 가장 많이 받는 거 같아요."

"그럼 넌 수능 응원 선물로 받은 거 중에 어떤 게 제일 마음에 들었어?"
"초콜릿, 쿠키도 좋았는데, 기프티콘이 제일 좋았어요. 내가 원할 때 사용할 수 있어서."

두 아이는 수능을 보기 전 수능 시계, 찹쌀떡, 엿, 초콜릿, 쿠키, 기프티콘을 받았다. 아이는 선물로 받은 커피, 화장품, 외식 기프티콘으로 수능 전에 먹고 싶은 것을 시켜 먹기도 하고, 독서실 갈 때 커피를 사서 마시기도 하고, 수능 후에는 화장품을 샀다고 한다. 수능 전후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어 편했다고 한다.

사실 기프티콘을 보내면 보내는 사람도 편하고 받는 아이도 사용하기에 편하지만, 응원하는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이 되었다. 손가락으로 스크롤바를 수없이 올리고 수십 장의 페이지를 넘기며 수능 선물을 살펴봤다.

상품을 보면 볼수록 기프티콘이 아닌 고전적인 방식대로 선물을 하고 싶어졌다. 수능 100일 전 선물로 기프티콘을 보냈으니, 이번엔 전통 방식인 찹쌀떡과 합격 엿으로 정했다.
 카카오톡 선물 메시지
ⓒ 서희연
찹쌀떡, 합격 엿이 있는 수능 응원 선물 세트를 간편하게 결재하고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전송했다. 정확한 배송을 위해 주소는 친구가 적도록 했다. 직접 만나서 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힘내라는 말, 잘될 거라는 말, 수고했다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때라 조용히 마음을 전했다. 배송될 찹쌀떡, 합격 엿, 초콜릿 포장지에 '합격'을 기원하는 문구가 나를 대신해서 전해줄 거라 믿으며.

결재하기 버튼을 누른 지 10분도 안 되어 수능 선물을 받은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근심 어린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했다. 친구의 하소연을 듣고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수능 시험이 끝나고 밥 먹자는 약속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수능을 앞두고 전화를 하고 나니 문득 내가 수능을 보기 전 큰아빠와의 전화 통화가 생각났다.

지금은 돌아가신 큰아빠가 수능 전날 전화를 하셨다. 어릴 적엔 가까이 살아 자주 뵙곤 했지만, 큰아빠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시고 내가 중학생이 되며 명절에만 뵙곤 했다. 자주 뵙지 않아 내가 수능 보는 걸 알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큰아빠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흐릿한 기억으로 시험을 잘 보라는 말보단 떨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는 응원의 메시지였던 거 같다. 특별한 선물도, 말씀도 아니었지만 큰아빠의 전화 한 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큰아빠의 조카에 대한 마음이 전달되어서인 거 같다. 내가 직접 친구의 아이에게 격려의 전화를 할 순 없지만 내가 보낸 자그마한 선물에 그 마음이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

가족이나 지인이 수능을 보지 않더라도 수능은 중요한 행사다. 듣기 평가 시간엔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조절되고, 수많은 경찰들이 전국 곳곳에 배치될 만큼 1년 한 번 있는 국가적인 행사나 다름없다. 12년의 공부를 하루에 쏟아부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시험을 앞둔 아이들에게 수능을 본 경험자로, 대학을 보낸 두 아이의 학부모로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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