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년씩 올려야 2033년 정년 65세…현실적으로 힘들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6일 열린 ‘민주노총·더불어민주당 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노동조합은 이재명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이라며 “법적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일은 이미 국정 과제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joongang/20251110155449210shoa.jpg)
‘소득 공백’ ‘청년 고용’ ‘기업 부담’. 정년연장은 이 세 가지 무게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제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이후 7개월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주요 쟁점에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① “2033년까지는 힘들어” 목표 시점이 관건
6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년연장과 재고용(계속고용) 제도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최종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정 정년을 목표 연도까지 단계적으로 높여가되, 그 이전까지는 재고용 제도를 병행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2027년부터 법정 정년이 순차적으로 61세로 상향된다면, 1967년생은 61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63세)에 맞춰 이후에는 재고용 형태로 근무를 이어가게 된다.
특위 “직무나 시간조정시 임금 조정” 중재안

여당이 제시한 ‘2033년’이란 시점까지 법정 정년 65세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년연장 특위 관계자는 “연내 입법이 이뤄지더라도 준비 기간이 필요해, 시행 시점은 빨라도 2027년 1월”이라며 “2033년까지 법적 정년을 65세로 높이려면 매해 1세씩 올려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특위 실무 논의에서는 2029년을 시작 시점으로 2041년까지 65세 정년을 완성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결국 65세 정년 완성 시점을 2033년과 2041년 사이 어느 시점으로 설정할지가 첫 단추이자 최대 쟁점이다.
② 임금 개편, 노조 ‘노사 합의’ vs 경영계 ‘불이익 변경 예외로’
정년연장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주요 난관으로 꼽힌다.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 논의 자체는 ‘노사 합의’ 범위 내에서 열어둘 수 있다는 입장을 특위에 전달했다. 대형 노조를 중심으로 충분한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경영계는 연공급·호봉제 중심의 현 구조에서 임금 조정 없이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큰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상 임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근로자 또는 노조 대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예외적으로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특위 내에서는 중재안으로 ‘고령자 고용촉진법’ 중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규정에 직무 조정이나 근무시간 조정을 통한 임금 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률적인 임금 삭감은 불가능하지만, 직무 변경이나 근로시간 단축이 이뤄질 경우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③ 재고용 ‘의무화’ 대 ‘노력 의무’
재고용 제도를 둘러싸고도 노사 간 의견이 대립한다. 재고용을 ‘의무화’할지, 혹은 ‘노력 의무’로 둘지가 핵심이다. 의무화할 경우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희망자는 모두 재고용해야 하지만, 노력 의무로 규정될 경우 기업은 일부 근로자를 선별해 재고용할 수 있게 된다. 경영계는 “동기 부여와 생산성 유지를 위해 선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선별이 노조원 배제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특위 내부에서는 선별적 재고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청년 대표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가 먼저”
청년 고용 확대 등을 함께 고려한 종합패키지 대책도 논의 대상에 올라 있다.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 채용 축소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신규 채용 실적에 연동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노사 모두 양보는 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정치권의 결단만 남았다. 노조는 정치권에 ‘연내 입법’ 등 속도를 낼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쟁점 탓에 여당은 연내 입법 추진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가진 정책 간담회에서 “(노동계 의견을) 경청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간담회에선 “민주노총에서 연말까지 (정년연장 추진) 속도를 내 달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내 정년연장 입법을 추진하느냐’는 물음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금특위 청년대표로 참여 중인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달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 속도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핵심이다. 노동계가 임금 일부를 양보한다면, 사용자 측은 청년 신규 고용을 확대하는 등 노사·세대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김연주 기자, 강보현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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