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범도 다큐 상영회 참석했다고 서울시하키협회 임원 해임

전선정 2025. 11.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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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체육회 산하 서울시하키협회가 홍범도 장군 다큐 상영회에 참석한 임원을 두고,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해임한 것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총회에서 한 대의원은 "협회 소속 선수단을 특정 외부 단체 행사에 동원한 것은 협회가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라며 "서울시체육회 및 대한체육회는 각 가맹단체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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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정치적 중립 위반" 주장에 대의원들 동의...해당 임원 "개인적으로 참석"

[전선정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이 지난 8월 13일에 개봉했다.
ⓒ 블루필름웍스
서울시체육회 산하 서울시하키협회가 홍범도 장군 다큐 상영회에 참석한 임원을 두고,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해임한 것이 확인됐다. 홍범도 장군 다큐 참석을 정치 중립 위반으로 판단해 해임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하키협회(아래 협회)는 지난달 1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부회장(회장 직무대행) 유아무개씨를 4가지 사유를 들어 해임했다. ▲ 임원 해임·선임 개입 ▲ 협회 회장 인준 관련 결재 지연 ▲ 행정업무 지연 등의 사유와 함께 유씨가 지난 8월 15일 협회 소속 선수들과 함께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홍범도 장군의 다큐멘터리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 무료 상영회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총회 회의록과 사전에 배포된 회의자료를 종합하면 협회는 유씨가 해당 행사에 "(중고등학교) 하키 선수 및 학부모, (협회) 일부 이사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유씨가 "(협회의) A이사와 함께 해당 학교 하키팀 총무 및 회장을 만나, '서울시하키협회 영화 상영회 초청 행사'라는 허위 설명으로 학교팀 학부모를 참석 유도한 사실이 확인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총회에서 한 대의원은 "협회 소속 선수단을 특정 외부 단체 행사에 동원한 것은 협회가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라며 "서울시체육회 및 대한체육회는 각 가맹단체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권남용·허위사실 유포·중립성 위반으로 해임 사유가 가능하다"라고 말하자, 총회에 참여한 대의원은 모두 "의견에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유씨는 이후 해임됐다.

하지만 유씨는 "선수단을 동원했다"는 협회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유씨는 지난달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임원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상영회에 참여했을 뿐 학부모 등과 일체 연락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유씨와 함께 회의에서 언급된 A 이사도 같은 날 <오마이뉴스>에 "역사 교육 차원에서 선수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한 학부모에게 상영회를 소개한 건 맞지만 협회 행사라는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 이사에게 상영회를 소개받은 학부모도 "교육용으로 아이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권유했다"라며 "상영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임의로 협회 행사라고 착각할 수는 있겠으나, 분명한 건 저나 A 이사 모두 협회 행사라고 말한 바 없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총회 의장은 <오마이뉴스>에 같은 달 31일 "학교 선생님에게 유씨가 '해당 행사는 협회 행사이고, 일부 학교의 선수단과 학부모들만 초청했다'라고 설명했다고 전해 들어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유씨를 해임한 건 해당 사유뿐만 아니라 다른 부적절한 사유들도 있어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총회를 승인한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4일 서면으로 "임시 총회 승인 절차에는 해임 사유가 명시되지 않았으며, 체육회 승인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협회 임시 총회 절차적 하자 유무를 외부 법률 검토로 검증받는 등 엄중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체육회는 "향후 사실관계를 엄중히 검토해 협회의 조속한 정상화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홍범도 장군을 연구해 온 반병률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해당 다큐멘터리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소위 말하는 '정치 문제'와 전혀 관련 없다"라며 "이를 두고 정치적 목적에 개입했다고 한다면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이라는 독립운동가를 정치화한 건 '흉상 철거' 논란을 빚은 윤석열 정부"라며 "홍범도 다큐에 문제제기를 하는 대의원들이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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