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뒤 60m 타워 와르르"…울산 매몰 7명 중 1명 의식 확인

김윤호, 이은지, 김민주, 안대훈 2025. 11.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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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2시 2분쯤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9명의 근로자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오후 9시 기준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2명은 구조작업 중이다. 나머지 매몰자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밤새 진행됐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2분쯤 화력발전소 내 높이 60m 보일러 타워 4·5·6호기 중 가운데 있던 5호기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발전소 부근에서 낚시하던 한 남성은 “‘쾅’하고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들려 쳐다보니 구조물(보일러 타워)이 무너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타워 하부는 완전히 붕괴해 철골들이 첩첩이 산을 이뤘고, 타워 윗부분만 겨우 형태를 유지한 채 기울어진 상태다.

보일러 타워 4·5·6호기는 전기 생산을 위한 터빈을 돌리는 데 쓰이는 증기를 만드는 설비로 1981년 완공돼 사용되다 2021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보일러타워 1·2·3호기는 2019년 철거됐다. 4·5·6호기는 HJ중공업이 2024년 1월 해체 공사를 수주해 지난해부터 해체 작업을 진행해 왔다. 내년 6월까지 철거를 끝낼 예정이었다.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로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사고로 근로자 7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1

장비 15대 소방인력 50명 투입해 밤새 구조…“구조 오래 걸릴 듯”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과 펌프차 등 장비 13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정식 울산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구조작업 중인 2명 중 1명은 의식이 있고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무너진 구조물 자체가 워낙 크고 무거워 구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너진 구조물을 잘라내고 땅도 파면서 어떻게든 공간을 확보해 접근하고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후 현장 진입은 통제됐고, 소방과 경찰 등 기관 차량과 포크레인, 크레인 등 구조를 위한 차량만 게이트 통행이 허가됐다. 소방당국은 투입된 700t급 크레인으로 구조물 제거를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또 구조견과 드론을 투입해 밤새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구조된 60대 남성 1명과 40대 남성 1명 등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를 당한 9명은 한진중공업의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 소속 근로자로 1명은 정직원, 나머지 8명은 계약직 형태의 근로자라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0월부터 작업에 투입됐다.


타워 25m 높이서 취약화작업 중 붕괴…정부 총력 대응


소방당국과 동서발전은 보일러 철거를 위해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취약화 작업은 발파를 통한 철거 때 시설이 쉽게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기둥을 비롯한 구조물들을 미리 잘라 놓는 일을 말한다. 작업자 9명 중 8명은 25m 높이에서 구조물을 자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1명은 구조물 밖에서 작업 조정 중 사고를 당했다.

전문가들은 취약화 작업을 하다 보일러 타워 무게중심이 기울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보일러 타워를 지탱하는 4개 기둥을 발파하기 전 나머지 부분은 취약화 작업을 해야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진다”며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무게중심이 살짝 기울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체계획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철거작업을 하기 전 해체계획서를 마련하는데 그 절차대로 작업이 진행됐는지 불분명하다”며 “작업대로 했다고 한다면 그 해체작업계획서가 적정하게 수립됐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김성환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노동부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적극 추진해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신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김윤호·이은지·김민주·안대훈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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