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강풍에 115억 날아갔다…엿가락처럼 꺾인 풍력발전기, 왜

한국 등 아시아와 유럽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중 40% 이상이 설계 한계를 초과하는 강풍 위험에 노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 변화로 태풍 같은 극한 강풍의 강도가 증가하면서 붕괴 등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기후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남방과기대 등 공동 연구팀이 4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아에서 가동 또는 계획 중인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40% 이상이 3등급 터빈의 한계 풍속을 초과하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해상풍력 발전기는 견딜 수 있는 풍속에 따라 1~3등급으로 분류되는데, 가장 낮은 3등급은 강한 태풍 수준인 초속 37.5m까지 버티도록 설계됐다.
해상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강한 해상이나 해안에 주로 설치된다. 때문에 태풍 같은 극한 강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풍력 발전기가 대형화·고도화할수록 높은 풍속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피해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 탓에 풍력 터빈이 붕괴하는 등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태풍 야기가 중국 하이난을 강타하면서 풍력 터빈 6기가 붕괴했고, 115억 원(800만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극한 강풍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강한 바람 환경은 풍력 터빈의 안전한 운영을 위협하며, 잠재적으로 손상과 조기 폐기 및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풍력발전단지 61% 극한 풍속 증가 “기후변화 영향”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계획된 풍력발전단지의 61%도 극한 풍속이 증가하는 지역에 위치했다.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서해안과 제주 역시 위험 지역에 포함됐다. 정부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원전 10기에 맞먹는 14.3 GW의 해상풍력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연구팀은 “극단적인 해풍의 변화는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극한 풍속에 견딜 수 있도록 해상풍력 에너지 인프라를 적응시키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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