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잔은 야잔! '광주의 왕'이었던 펠리페 완벽 제압… 무기력했던 서울의 한 줄기 빛 [케현장]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야잔은 야잔이었다. FC서울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게 펠리페를 비롯한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을 치른 서울이 청두룽청과 0-0으로 비겼다. 서울은 승점 5점으로 리그 8위까지 떨어졌다.

이날 서울은 대체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청두는 원정 경기인 데다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어서 의도적으로 내려앉아 역습을 노리는 형태로 공격을 진행했다. 전반 22분 청두 주전 공격수이자 K리그 경험이 있는 호물로까지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는 수비에 집중하는 경향성이 더 강해졌다. 그럼에도 서울은 대부분 시간 청두 중앙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해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따금 청두 역습에 휘청이기도 했다. 청두 역시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졌기 때문에 서울을 크게 위협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K리그 광주FC에서 수준급 공격수로 활약한 펠리페가 건재했고, 그를 향해 드물게 날카로운 공격이 전개되면 서울은 어김없이 슈팅을 허용했다.

그러나 야잔이 있었기에 서울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야잔은 이날 박성훈과 센터백 조합을 이뤄 서울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키 193cm의 건장한 신체를 가진 펠리페를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 공중 경합과 지상 경합 모두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 후허타오의 크로스를 받은 펠리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은 야잔이 밀착수비로 막아냈고, 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도 펠리페가 제대로 헤더를 하지 못하게 훌륭한 수비를 선보였다. 청두가 펠리페를 통해 결정적인 기회를 얻어었던 건 펠리페가 야잔이 없는 반대편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였다.

야잔은 청두의 유효슈팅을 0으로 제어하며 서울의 무실점 경기를 이끈 공을 인정받아 이번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야잔은 "우리가 최고의 경기를 한 것 같지는 않다. 경기 끝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아 동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상대가 로우블록에서 견고하고 단단하게 잘 수비했는데, 그걸 핑계로 대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계속 배워나가고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경기는 아쉬웠지만 실수에서 배워나가야 한다. 다음 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거기서는 승점 3점을 반드시 따겠다"라며 좋았던 자신의 경기력보다 아쉬웠던 팀 경기력을 먼저 짚었다.

이어 펠리페를 잘 막아낸 비결에 대해서는 "우리는 매 경기 상대에 대해 연구한다. 특히 핵심 선수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펠리페는 광주FC에서 뛴 적이 있는 힘 있는 선수다. 실제로 뛰어보니 피지컬과 힘이 좋았다. 그를 상대하면서 나를 증명해야 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그래도 우리가 펠리페를 잘 막아냈다. 개인 능력보다도 팀 전체적으로 수비를 잘해줬다. 앞선에서도 수비를 잘해줘서 효과적으로 펠리페를 막을 수 있었다"라며 야잔 본인이 아닌 팀이 하나돼 펠리페를 막아낸 거라며 겸손을 보였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