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국내외 기관투자자 뭇매…신학철 거취 촉각 [재계톡톡]

최근 LG화학은 영국계 행동주의펀드 운용사 팰리서캐피탈뿐 아니라, 국민연금 눈 밖에도 났다는 게 금융투자 업계 평가다. 국민연금이 LG화학을 비공개 중점관리대상기업에 올렸는데, 이는 양측이 물밑 대화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재계 4위(공정자산 기준) 그룹 대기업 계열사가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건 드문 일이다. 국민연금은 ‘중점관리기업’에 특정 기업을 등재하기 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비공개 대화로도 중점관리 사안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약 1년 뒤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즉, 국민연금이 기업가치·주주권익을 해치는 행위에 관해 최소 1년여 LG화학 이사회 등과 의견 조율을 거쳤지만 유의미한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LG화학은 지난 2020년 국민연금 반대에도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을 강행했다. 그 뒤 자회사 가치 상승이 모회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등 기업가치 저평가 논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을 침해한 이력이 있다”며 신학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려는 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최근 영국계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탈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권고안을 냈다.
사정이 이렇자, 재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신학철 부회장에 대해 국민연금마저 등을 돌린 게 인사철을 앞둔 LG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주주권익 보호를 강조하는 이재명정부 정책 기조와 부딪히는 대목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가 시작됐을 때 6명의 부회장을 뒀지만, 지속적으로 줄여 현재는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부회장 2명뿐이다. 신 부회장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외부 영입된 임원 1호로 꼽히는 만큼 불명예 퇴진은 LG에게도 부담스러운 선택지”라며 “재무 성과는 부진하더라도 신성장동력 육성,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성과가 적지 않다. 위기 중 장수를 바꾸지 않듯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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