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피해자에 30만원씩 배상”…해킹 손해배상금 조정안 나왔다

한은화 2025. 11.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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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SKT)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지난 8월 28일 서울 도심의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한 시민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역대급 과징금 제재를 받은 SK텔레콤이 피해자에게 각 30만원씩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이 나왔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는 지난 3일 제59차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이 분쟁조정 신청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개인정보 보호조치 강화를 권고하는 조정안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위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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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 3998명에게 각 30만원씩 배상”


이번 조정안은 분쟁조정을 신청한 피해자 3998명을 대상으로 한다. 분쟁조정위는 지난 4월부터 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신청 731명 등 총 3998명의 분쟁조정 신청을 받았다. 분쟁조정위 측은 “집단신청 3건의 대리인과 SK텔레콤의 의견진술을 듣고 신청인들이 요구하는 손해배상, 제도개선, 침해행위 중지 및 원상회복 등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심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개인정보위의 조사 결과 SK텔레콤은 LTEㆍ5G 서비스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USIM), 유심(USIM) 인증키 등 25종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쟁조정위는 “이번 유출사건으로 가입자들이 유출정보 악용으로 인한 휴대폰 복제 피해 불안과 유심 교체 과정에서 혼란과 불편을 겪었고,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손해배상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금은 신청자 3998명에게 각 30만원씩 총 11억9940만원 상당이다.

지난 7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분쟁조정위는 재발방지 조치 관련한 권고도 했다. SK텔레콤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및 유출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관리계획 수립ㆍ이행, 개인정보처리시스템의 안전조치 강화 등 전반적인 개인정보보호 방안을 마련하여 충실히 이행하라는 내용이다. 다만 원상회복과 관련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이 유출 경로를 차단하고 유심 교체 등의 조치를 했고, 개인정보 유출사고 성격상 원상회복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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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력 없어 조정 결렬되면 소송으로 가야


개인정보 분쟁조정 제도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소송 없이 개인정보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신청인과 상대방 모두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민사소송법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분쟁조정위는 신청인과 SK텔레콤에 조정안을 통지한 후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은 불성립되고, 사건은 종료된다. 이후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여부를 다퉈야 한다. 이훈식 개인정보위 분쟁조정과장은 “강제력이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난해 806건의 분쟁조정 건 중에서 조정성립률이 78.5%에 달한다”며 “소송까지 가지 않고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큰 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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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성립되면 손해배상 규모 더 늘 수도


SK텔레콤이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번에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다른 피해자들도 손해배상금을 받기 위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분쟁조정 관련 청구 시효는 명시된 바가 없지만, 일반소송에 준해 사건이 있던 날로부터 10년, 인지한 날로부터 3년 내 조정을 청구하는 것으로 준용한다”고 말했다. 분쟁조정 신청자가 더 늘어나면 SK텔레콤은 직전에 부과받은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에 이어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

우지숙 분쟁조정위원장 직무대행은 “분쟁조정위가 당사자들의 주장과 의견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여 조정안을 마련한 만큼 조정이 성립되어 신청인들의 피해가 적극 구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 측은 “회사의 사고수습 및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조정안 수락 여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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