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 재단장해 호텔 유치, 교통 시설도 개선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지난 1일 ‘경주 선언’ 채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6월 인구 24만여 명에 불과한 경주에서의 유치가 확정된 후 정부·지자체 등 관계자 모두가 숨 가쁘게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였다.
3일 경북도에 따르면 앞서 2015년 ‘2025 APEC’의 한국 개최가 확정된 이후 경북도·경주시는 2021년 7월 공식적으로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지난해 인천과 제주 등을 제치고 유치를 확정했다.
일각에선 “기반 시설이 부족한 소도시 경주에 APEC 정상회의 행사 관련 인프라가 제때 갖춰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정상회의장·국제미디어센터·만찬장·경제전시장 등 4개의 주요 시설물 공사는 지난 9월 말에야 대부분 끝났고, 행사 직전까지 주차장 포장, 인테리어 작업 등이 이어졌다. 행사를 한 달 여 앞두고는 정상회의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한셀렉트 경주호텔로 변경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규모가 작아 수용 인원이 적고 부대시설이 부족해서다.
하지만 55명으로 구성된 APEC 준비지원단과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이 힘을 합쳐 16개월 만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시민들도 발 벗고 행사준비를 도왔다. 지난 9월 ‘새단장의 날’ 행사에서는 700여 명의 시민이 경주 중심상가와 황리단길 등에서 환경정비 활동을 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역할도 컸다. 경북도는 외국어와 문화해설사 경험 등을 갖춘 자원봉사자 254명을 선발했고, 이들은 경주를 찾은 손님들을 지원했다.
다만 현장 외신들 사이에선 APEC 기간 국가 정상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참가자 2만명을 한꺼번에 맞이하기에는 숙소나 교통시설 등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국의 개최 불안: 유서 깊지만 호텔이 부족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주로 향하는 상당수가 처음 갖는 의문은 ‘어떻게 가지, 어디서 묵지’였다”며 “경주에 국제공항이 없고, 귀빈들과 대기업 대표단을 수용할 호텔이 충분하지 않은 탓에 포항 크루즈선 등 인근 지역에서 기업 CEO 등이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경주가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점 때문에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돼 왔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3일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경주를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포스트 APEC 전략’을 꺼냈다. 사업은 문화·경제·평화 등 세 분야로 나눠진다.
우선 문화 분야에서는 보문단지를 대대적으로 재단장해 특급호텔을 유치하고, 모노레일·자율주행차 등 교통 시설을 개선한다. 경제 분야에는 회원국간 정보통신기술(ICT) 비즈니스 교류 등을 위한 APEC 퓨처 스퀘어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APEC 글로벌 인구협력위원회를 설립하고 신라통일평화공원을 만드는 등 다양한 사업이 포함돼 있다. 경북도는 이들 사업을 구체화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게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반으로 경주가 세계 10대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스트 APEC 사업을 추진한다”며 “경북이 준비한 이 사업이 후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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