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산 국회 시작…‘F학점’ 국정감사 오명 씻어야
예산안 심사, APEC 후속 작업 등 과제 산적
강성 지지층만 보지 말고 국가 미래 고민을
외교의 계절이 지나고 이젠 내치의 시간이다. 지난 1일 폐막한 APEC 정상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의장국을 인계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4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은 올해보다 8% 증가한 728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대통령은 예산안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인공지능, 연구개발, 첨단산업 등에 대한 투자 확대와 지역사랑상품권, 국민성장펀드 등 공약 사업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키며 미래산업을 키우는 투자”라고 역설했다. 정부와 여당은 확장 재정이 공약 실현의 ‘마중물’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내년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110조원)라는 점을 지적하며 ‘선심성 예산’이라고 비판한다.
국회의 이번 예산안 심사는 새 정부가 제시한 미래 청사진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 막중한 임무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후속 작업이 별도 과제로 진행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국회 비준 사안이나 대미 투자 특별법 등 입법이 정치권에서 정리돼야 한다.
그러나 이토록 중차대한 과제를 국회가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지난달 13일 시작해 25일간 진행된 국정감사를 보면 우려가 앞선다. 이번 국감은 시민단체인 국정감사NGO모니터단으로부터 “역대 최악의 저질”이라는 평가와 함께 F학점을 받았다. 재작년 C, 지난해 D학점에서 성적이 더 떨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언을 강요하고 조롱하는 장면으로 출발한 국감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출석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가 막말 퍼레이드를 펼쳤고, 국감 기간 국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상임위원장 자녀의 축의금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됐다. 오로지 강성 지지층에게 잘 보이려는 ‘사자후’를 연발해 ‘유튜브 쇼츠용 국감’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국가 살림의 미래를 예측·전망하고 씀씀이를 설계하는 국회 예산 심사는 지난 1년을 점검하는 국정감사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국회는 APEC 성과를 국익으로 연결할 최선의 방안도 찾아야 한다. 문서 없이 마무리된 협상의 내실화를 기할 방법을 찾기 위해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외교 천재” 같은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나 “백지 외교”라는 지나친 폄훼는 지양해야 한다.
이번 예산 국회와 APEC 후속 작업에서는 오로지 국익을 위해 여야가 대승적 면모를 발휘하길 바란다.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며 나라 살림살이와 미래를 염려하고 대비하는 국회 본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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