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이 속도 내겠다는 그곳을 아시나요

2025. 11. 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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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재건축 손익계산서
오랜 기간 재건축이 지지부진하던 은마아파트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윤관식 기자)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 4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면 한눈에 봐도 허름한 중층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방문해 사업 속도를 앞당기겠다고 밝히면서 은마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13일 ‘신속통합기획 시즌2(이하 신통기획2)’ 첫 적용 단지인 은마아파트를 찾아 재건축 속도를 높일 것을 약속했다.

총 28개동, 4424가구로 구성된 은마아파트는 1979년 입주 후 어느덧 준공 50년이 다 되어간다. 이미 오래전부터 주거 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주민 간 의견 차이와 각종 규제 등 영향으로 약 30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됐다.

재건축이 된다, 안 된다만 반복했던 은마아파트는 2023년 최고 35층으로 정비계획이 확정된 후 지난해 층수 제한이 전면 해제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이어 올해 9월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며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 정비계획 변경안이 승인돼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정비사업 최초로 ‘신통기획2’를 도입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한다. 신통기획2는 기존 신통기획과 비교해 약 1년간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구간을 중심으로 인허가 절차 간소화, 협의·검증 절차 신속화, 이주 촉진 등 3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제도를 처음으로 적용해 사업성을 추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총 655가구 추가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 중 195가구는 공공분양, 227가구는 민간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은마아파트 곳곳을 돌아보며 “복도 균열이나 벽체 붕괴 등 곳곳의 열악한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며 “은마는 한때 재건축이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상징적인 제도(신통기획2)의 첫 수혜지로 반드시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조합 측 역시 오 시장의 의지를 반기는 분위기다. 현장 간담회에는 수백 명의 주민이 참석해 조속한 착공과 준공을 촉구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통합심의 접수를 위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다. 시공사 선정도 완료돼 2030년 착공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조합 측 계산이다. 다만 최근 공개된 추정 분양가 상승은 조합원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년 전과 비교해 추가분담금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조합원마다 셈법이 분주한 모습이다.

조합 측은 “공사비용이 3.3㎡당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상승했다”면서도 “추정분담금은 증가하겠지만 시세 상승 등을 반영하면 사업성 악화로 보긴 어렵다. 은마의 경우 전 가구가 30평대이기 때문에 큰 평수 선호도가 높았지만 추정분담금 부담이 커지며 평형 설문 때 큰 평수 선호도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가분담금 증가한 은마

대형면적 부담 대폭 늘어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소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이후 동일 평형을 분양받기 위해선 약 1억8000만원의 분담금을 추가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월 재건축 사업 정비계획 결정고시 당시 추정한 분담금과 비교하면 7000만원가량 부담이 커졌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새 아파트 평형별 추후 분양 신청 시 발생하는 추가분담금을 공지했다.

은마아파트는 전용 76㎡과 84㎡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다.

추가분담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용 76㎡ 소유자가 같은 면적인 전용 76㎡를 받을 경우 추가분담금은 2억3000만원이다. 해당 소유자가 전용 84㎡를 받으려면 약 4억7000만원, 전용 96㎡를 받기 위해선 8억4000만원의 추가분담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 소유자의 경우 전용 59㎡나 76㎡를 받으면 각각 5억7000만원, 6000만원 환급을 받는다. 해당 소유자가 전용 109㎡를 받으려면 9억40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2년 전 추가분담금(약 4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5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전용 143㎡ 펜트하우스를 받고자 하는 조합원의 경우 34억~37억원, 전용 286㎡는 94억~97억원의 추가분담금이 필요하다.

은마아파트는 그동안 여러 이유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가구당 대지지분이 60㎡ 이상이며 전용면적 대비 대지지분 면적 비율이 70~80% 이상이면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 단지로 분류한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중층으로 구성돼 높은 용적률(201%)과 전용면적 대비 비교적 낮은 대지지분(전용 76㎡ 기준 48.3㎡·84㎡ 기준 53.9㎡)이 발목을 잡았다.

사업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는 2023년 높이 제한을 전격 폐지하며 당초 지상 최고 35층에서 49층으로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용적률 또한 기존 300%에서 331.9%로 완화했다.

1년 새 10억원 급등한 은마

향후 분담금 늘어날 가능성도

은마아파트가 서울시 지원에 힘입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증가한 추가분담금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고공행진 중인 공사비와 더불어 전체 20%에 육박하는 공공임대·분양 가구가 추가분담금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은마아파트는 올해 초와 비교해 가격이 급등했다. 전용 84㎡는 올해 1월만 해도 30억원 전후로 거래됐지만 최근 시세는 4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같은 면적 매물이 4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9월에도 2층 매물이 41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41억~43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다만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는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재건축이 마무리된 은마아파트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단지가 있다. 대치역을 잇는 삼성로를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다. 학군 등 입지적인 이유로 강남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는 2015년 준공한 준신축 아파트다. 총 1608가구 대단지로 입지만 놓고 보면 은마아파트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6월 47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면적 매물은 대부분 40억원 후반에서 50억원 초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만약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매수하고 향후 전용 84㎡를 받기 위한 추가분담금을 납부한다고 가정해도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를 매수하는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래미안대치팰리스보단 시세가 20% 이상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연도는 15년 이상 차이가 나고 규모 등도 은마아파트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업 속도다.

조합 측 기대대로 2030년 착공이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민 갈등 등 사업 지연 요소가 여전히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재건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규제 영향으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현금 청산 대상자가 되는 조합원 수가 늘어날수록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추가분담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큰 변수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 조합원 각자가 낼 분담금이 수억원씩 늘어날 경우 조합 내부적으로 갈등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2년 전과 비교해 증가했지만, 재건축 후 형성될 가치를 생각하면 큰 손해는 아닐 수 있다”며 “결국 늘어난 분담금이나 공공기여 부담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빠른 사업 속도”라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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