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서 만난 부부 따라 툴루즈에 가다
프랑스 한달 여행 중 10월 10일~13일 머물렀던 툴르즈 이야기를 씁니다. <기자말>
[김성례 기자]
프랑스 한 달 여행을 기획하며 막연하게 20대에 5년을 살았던 툴루즈를 가봐야지 했는데 우연히 호스트를 받으며 3박 4일을 머물게 되었다. 남편과 나는 디종에서 '서바스 국제총회'에 참석 중이었는데 첫날 저녁 마침 툴루즈에서 온 피에르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걸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나 할까? 내가 항상 믿는 여신(여행의 신)이 도운 것이다. 피에르의 아내 브리지트가 프랑스 서바스 회장이었기에 나는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호스트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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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종 서바스(Servas) 국제총회 여행자모임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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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지도 디종에서 툴루즈까지 자동차여행 |
| ⓒ 김성례 |
함께 가는 긴 시간 동안 나는 뒷자리에 함께 앉은 브리지트와 가족이나 일과 은퇴 그리고 우리의 공통 분모인 서바스 활동에 대해 두루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프랑스는 회장을 투표로 선출하는데 그녀는 지난 3년에 이어 다시 재선 되어 연임으로 4 년째 서바스 회장 일을 맡고 있었다. 얘기를 나누면서 원칙과 목표는 고수하되 회원 간 열린 소통을 통한 조율과 균형을 이루는 그녀의 역할이 느껴졌고, 그런 장점은 책임 있는 사회복지사로 일한 그녀의 지난 경력이 밑받침된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녀는 세계 평화를 지향하면서 호스트 조직이기도 한 서바스가 단지 숙식과 가이드의 역할 뿐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게스트를 받아드리는 단체라 보며 그러하기에 자신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호스트 (host)란 말보다는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는 불어로는 'accueillir' (welcome)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 말은 물질적 문 뿐 아니라 마음의 문도 활짝 열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뜻이니 나 또한 감동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클레르몽페랑을 지나고 붉은 벽돌 건물의 알비와 툴루즈로 내려갈수록 산맥이 완만해지고 포도밭, 와인 농장으로 이어지며 따뜻한 남 프랑스의 햇살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풍경이 펼쳐졌다. 중간에 멋진 휴게소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우리가 샀는데 남편들은 치킨 요리를 브리지트와 나는 연어를 먹었다.
평화로운 전원주택과 툴루즈의 맛, 역사 탐방
드디어 툴루즈 근교의 전원주택에 도착했고 집에 가기 전 마을의 치즈 가게에 들러 신선하고 좋은 치즈를 종류 별로 듬뿍 고르는 걸 보며 역시 프랑스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녁은 치즈와 바게트 그리고 수프로 먹었다. 피에르와 브리지트 집은 오래전 마련한 전원주택인데 최근 7개월 동안 다시 손수 개조하여 1층 베란다를 확장하였기에 뒤뜰이 환히 보이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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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툴루즈 호스트 피에르와 브리지트집 거실과 베란다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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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뚤루즈 시청앞 카피톨광장 농식물축제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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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툴루즈 생 세르넨 성당과 점심 카술레와 알리고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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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툴루즈 추억의 가론느 강변과 자코뱅 수도원 |
| ⓒ 김성례 |
잊지 못할 소풍과 소중한 추억
브리지트는 자유롭게 짐도 풀어놓고 편하게 지내라며 방 두 개와 따로 욕실을 내어주었다. 나는 정말 내 집처럼 편했기에 머리 염색까지 할 수 있었다. 사흘 째 되던 날은 피에르가 우리를 위하여 근교 아름다운 중세 마을과 강변과 골짜기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 하여서 따라 나섰다.
그 전날 피크닉을 할래? 아니면 레스토랑에서 먹을래? 하길래 나는 그냥 야외로 나가니 피크닉을 하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나중에 피크닉을 위하여 각종 그릇이랑 음료, 과일, 따로 점심 먹을 요리까지 챙긴 걸 보고 그냥 간단히 사 먹자 할 걸 싶어서 브리지트에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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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중세마을 탐방과 시장 구경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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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 소풍 맛난 피크닉과 마을 산책 |
| ⓒ 김성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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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인의 환대 현관문 손잡이가 이끈 우연한 방문과 오래된 집 |
| ⓒ 김성례 |
그런데 막상 끓이고 보니 우리가 한국에서 먹던 그거보다 더 매웠고 요즘 K-드라마, 무비 때문에 매운맛이 트렌드라더니 프랑스 상점에도 불닭 면 등 더 매운 거로 진열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둘은 눈물까지 흘리면서도 예의상인 지 괜찮다 하는데 나는 한국에서 나도 잘 안 먹는 매운 라면인 데다 전날 삼겹살도 너무 바싹 구워진 탓에 이래저래 더 죄송했다. 두 사람의 깊은 배려심과 따뜻한 마음에 정말 잘 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되어 아쉬웠다.
피에르 브리지트 부부와의 3박 4일 시간은 정말 하루처럼 빨리 지나갔다. 아침에 바게트를 사서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던 피에르,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브리지트처럼 그렇게 사람의 말을 깊이 경청하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두 사람의 모습은 내 기억 속에 내내 살아있을 거 같다. 내가 다시 프랑스를 가든 아니면 두 사람이 한국으로 오든 혹은 다른 국제 행사에서 만나든 어떤 식으로든 다시 만나고픈 사람들이다.
덧붙이는 글 | 기사는 채택 후 브런치와 다른 sns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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