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고 깔리고... '산재사망' 한솔제지 공장, 5년간 사고 계속 있었다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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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30일 오후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한솔제지 본사와 신탄진공장, 대전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
| ⓒ 연합뉴스 |
지난 7월 한솔제지 신탄진공장에서 1명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파지 청소 작업 중 장시간 열려 있던 피트 덮개 개구부에 재해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 명이 숨졌다. 사망한 노동자는 가족의 실종 신고로 다음 날에야 뒤늦게 발견됐다.
<오마이뉴스>가 대전고용노동청에 정보공개청구한 '2020년 1월~ 2025년 7월 한솔제지 생산공장(대전·신탄진·장항·천안) 산업재해조사표'를 분석한 결과, 한솔제지 생산공장 4곳에서는 지난 7월 사망사고를 포함해 모두 43건(신탄진공장 8건, 장항공장 3건, 천안공장 13건, 대전공장 19건)의 산재가 보고됐다. 이 중 상해로 30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고만 20건(46.5%)이다.
사업장에서 3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한 부상 또는 질병 등의 산재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무조건 1개월 내에 경위, 재해자 정보 및 휴업예상일수(아래 휴업일수), 작업환경, 원인 등을 적은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거나 거짓 보고하면 최대 1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재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은폐하도록 교사·공모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의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신탄진공장] 사망사고 전에도... 휴업일수 30일 이상 4건
대전 소재 신탄진공장에서는 해당 기간에 총 8건의 산재 사고가 관할 노동청에 신고됐다. 유형별로는 추락 2건, 넘어짐 2건, 베임 1건, 찔림 1건, 끼임 1건, 부딪힘 1건이다.
위 사망사고를 제외하고, 휴업일수가 한 달(30일) 이상일 정도로 노동자가 산재를 입은 건 모두 4건이다. 지난해 3월 근무자가 드럼 롤에 오른손이 끼는 사고(휴업일수 60일)를 당했고, 같은 달 4월에는 이동식 계단에서 작업 중 추락 사고(휴업일수 60일)가 발생했다. 또한 같은 달 12월 롤 청소 중 발을 헛디뎌 롤 사이에 협착되는 사고(휴업일수 60일)가 보고됐다.
올 1월에는 파지 운반 후 퇴근하던 노동자가 중 파지 피트 덮개에 걸려 오른쪽 발목 골절(휴업일수 60일)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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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솔제지 산업재해 현황. 한솔제지 생산공장 4곳에서는 지난 7월 사망사고를 포함해 모두 43건(신탄진공장 8건, 장항공장 3건, 천안공장 13건, 대전공장 19건)의 산재가 보고됐다. 이 중 상해로 30일 이상의 휴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고만 20건(46.5%)이다. |
| ⓒ 이주영 |
한솔제지 대전공장(대전 대덕구 소재)에서는 총 19건의 산재 사고가 신고됐다. 유형별로는 넘어짐 6건, 끼임 4건, 부딪힘 3건, 베임 2건, 충돌 2건, 화상 1건, 기타 1건 순이다.
휴업일수 30일 이상 산재는 모두 7건이다. 2023년 10월 한 직원이 축구동우회에서 시합 도중 넘어져 연골이 손상(휴업일수 42일)됐고, 같은 해 7월에는 기계에 엄지손가락이 끼이는 사고(휴업일수 40일)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에는 작업자가 난간대에 다리가 걸려 넘어지면서 손과 손목을 다쳤고(휴업일수 90일),또 다른 작업자는 계단에서 넘어져 오른쪽 발목이 골절(휴업일수 30일)됐다. 같은 해 4월에는 세워놓은 공구가 넘어지면서 작업자의 우측 대퇴부를 가격(휴업일수 42일)해 다쳤다.
올 2월에는 작업자가 기계에 부딪히면서 오른손 등에 골절 사고(휴업일수 90일)를 당했다. 한 달 뒤인 3월에는 작업도구가 떨어져 노동자가 정강이뼈 부상을 입었다. 휴업일수만 90일에 이른다.
대전공장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02명이 근무하고 있다.
[천안공장] 산재사고 61%가 '끼임'
천안공장에서는 총 13건의 산재 사고가 있었다. 유형별로는 끼임 사고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부딪힘 2건, 화상 2건, 기타 1건 순이었다.
휴업일수 30일 이상 산재는 총 7건이다. 2020년 1월에는 파지 더미를 발로 누르는 작업 도중 안전화가 벗겨지면서 발바닥을 다쳐 휴업일수 42일의 상해를 입었다. 같은 해 2월에는 근무자가 협착 사고로 손가락이 골절(휴업일수 42일)됐고, 3개월 뒤인 5월에는 작업자가 기계에 끼여 팔뚝이 골절(휴업일수 42일)됐다.
2021년 9월에는 기계에 끼여 손가락 피부가 손상되는 부상(휴업일수 35일)과 기계 틈새에 손목이 끼이는 재해(휴업일수 35일)가 각각 발생했다.
지난해 4월에는 작업자가 발가락 골절사고(휴업일수 30일)을 입었고, 올 4월에는 작업자가 왼쪽 발 골절(휴업일수 30일) 사고를 당했다.
천안공장에는 올해 상반기 기준 289명이 근무하고 있다.
[장항공장] 2019년 중대재해 이후 산재 3건 발생
충남 서천군 장항에 있는 공장에서는 해당 기간에 모두 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해 대전과 신탄진, 천안 공장 대비 가장 재해율이 낮은 편이었다. 다만 2건이 휴업일수 30일 이상의 부상이었고 나머지 1건도 휴업일수가 28일이었다.
2023년 4월에는 전단기 교체 작업 중 구조물이 넘어지면서 재해자가 깔려 손가락이 골절(휴업일수 42일)되는 사고가 보고됐다. 2020년 8월에는 브레이크 패드 교체 작업 중 손가락이 끼이는 협착 사고(휴업일수 49일)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종이를 재단하는 에어노즐에 오른손 중지를 베이는 사고(휴업일수 28일)가 발생했다.
장항공장의 경우 이번 정보공개청구 기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2019년 1월, 작업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바 있다.
장항공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353명이 근무해 한솔제지 공장 중 가장 근무자가 많다.
산재조사표에 빠진 '협력업체 사망자'
산업재해조사표만으로는 정확한 산재 발생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2022년 한솔제지 신탄진공장에서는 공장 폐수처리장 여과탱크 내부에서 활성탄 더미가 무너지면서 50대 노동자가 활성탄 더미에 깔려 숨지는 후진적 사고(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산업재해조사표에는 사망사고가 빠져 있다. 산업재해조사표 상으로는 한솔제지 신탄진공장에서 2022년과 2023년에 단 한 건도 산업재해가 보고되지 않았다.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2022년 사망한 노동자는 한솔제지 협력업체 직원"이라며 "협력업체 직원의 산업재해조사표는 협력업체에서 제출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솔제지 각 공장별로 협력업체 직원이 몇 명이 일하고 있는지는 관할 노동청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협력업체 직원의 산업재해조사표는 해당 협력업체에서 제출하기 때문에 한솔제지의 산업재해조사표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할 경우 산업재해 건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휴업일수도 산업재해조사표만으로는 추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신탄진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고의 경우 손가락 여러 개를 절단한 것으로 전해졌는데도, 사고 당시 보고된 산업재해조사표에는 휴업 추정일수가 60일로 돼 있어 실제 휴업일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대전 대덕구)은 지난 7월 신탄진공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동·시민단체, 안전공학 박사, 변호사, 노무사 등 외부 안전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자문단을 제안해 맞춤형 개선책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자문을 통해 도출된 개선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돼 또다시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솔제지 측 "신탄진공장 등 제조현장 안전 관리 체계 고도화할 것"
한솔제지 관계자는 박 의원실을 통해 "이번 신탄진 공장에 대한 안전자문을 통해 다양한 개선 방안이 마련됐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신탄진공장을 비롯한 전 제조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마이뉴스>가 정보공개청구(최근 5년간 한솔제지가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산업재해조사표 - 산업재해 발생 일시 및 장소, 피해 인원, 재해 관련 작업 유형, 재해 발생 원인)를 한 후 자료를 받기까지 약 3개월 가까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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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정보 부존재, 제3자 동의... 한솔제지 산재는 비밀인가 https://omn.kr/2f5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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