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배달 로봇, 직접 주문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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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기자]
지난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방문했다. 인도 위를 천천히 달리는 작은 바퀴가 달린 상자 형태의 배달 로봇을 봤다. 고속도로 위에서 옆 차선을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 운전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땐 깜짝 놀랐다. 그런데 이 장면들은 모두 LA에서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그곳에선 '자율주행 로봇과 자동차'가 일상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내 집 앞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다. LA에서 목격했던 작은 배달 로봇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인도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로봇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니 윗면에 '양천누리온으로 배달서비스 ON'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알고 보니 서울 양천구에서 전국 최초로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는 지금, 미래 도시의 실험실로 변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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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배달 로봇 LA 거리에서 목격한 美 '서브로보틱스' 회사의 자율배달 로봇이다. |
| ⓒ 강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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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천구 배달 로봇 '개미' 주문 후, 이동을 시작하는 배달 로봇을 촬영하였다. |
| ⓒ 강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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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목공원 입구에 위치한 '로봇 배달 서비스' 안내 현수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
| ⓒ 강민지 |
음료를 주문할 때면, 배달 과정에서 음료가 쏟아지진 않을까 걱정되곤 했다. 과연 로봇은 문제 없이 배달을 마칠 수 있을까? 또 인도 곳곳의 보도블록 틈을 어떻게 넘어설지, 걸려 넘어지지는 않을지 약간의 불안과 호기심이 동시에 생겼다. 주문을 마친 뒤, 로봇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궁금해 뒤따라가 봤다. 로봇은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물품을 배달하고 있어요. 조심히 배달할게요"라는 안내 음성을 재생하며 보도블록 위를 달렸다.
내가 주문한 경로에는 횡단보도 한 곳이 있었다. 로봇은 보행 신호가 이미 초록 불이었음에도 바로 움직이지 않고, 다음 초록불이 켜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했다. 횡단보도를 건너자 초등학생 두 명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로봇의 앞을 막았다. 로봇은 잠시 정지했다가 아이들이 옆으로 비키자 다시 천천히 움직였다. 인도에 주차되어 있던 자전거와 마주했을 땐 후진한 뒤 옆으로 돌아 이동 방향을 수정했다. 마치 차선을 바꾸는 자동차를 보는 듯했다.
잠시 후, 로봇은 내가 주문한 점포 앞에 도착했다. 가게 사장님이 로봇 측면의 버튼을 눌러 덮개를 열고, 음료를 넣으셨다. "배송을 시작합니다"라는 음성과 함께 로봇은 다시 출발했고, "물품을 배달하고 있어요. 조심히 배달할게요"라는 익숙한 안내 음성과 함께 내가 지정한 수령 장소로 되돌아왔다. 로봇이 배달 수령 장소에 가까워지자, 휴대폰에 알림이 도착했다.
"로봇이 도착했어요. 음식을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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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로봇 내부에 마련된 컵홀더 9구의 스펀지 컵홀더 덕분에 음료를 안전하게 배달 받을 수 있었다. |
| ⓒ 강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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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목공원 한쪽에 마련된 배달 로봇 전용 주차장 자율배달 로봇 '개미'가 스스로 주차하는 모습이다. |
| ⓒ 강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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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활용품 수거 로봇에 마련된 분리수거 박스 플라스틱, 캔, 종이류로 구분되어 있다. |
| ⓒ 강민지 |
배달 로봇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보니, 소비자로서 가장 크게 느낀 장점은 '최소 주문 금액이 없고, 배달비가 무료'라는 점이었다. 기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혼자 식사할 경우 정해진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기 위해 불필요하게 음식을 더 시켜야 하거나, 높은 배달비 때문에 주문을 망설였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로봇 배달 서비스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완전히 사라졌다. 필요한 메뉴만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측면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로봇의 이동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고, 방향 전환이나 장애물 인식 능력이 예상보다 정교했다. 횡단보도 신호를 스스로 인식하고 멈추는 모습을 보며, 기술적 안정성과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문부터 수령까지 과정이 매우 간단했다.
로봇이 매장과 공원 사이를 오가는 동안, 배달 로봇을 목격한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도 흥미로웠다. 평소 로봇을 보기 어려웠던 어르신들은 "이제는 배달도 얘(로봇)가 하는 거야? 세상 좋아졌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셨다.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움직이는 로봇이 귀여운지 뒤를 쫓아오며 사진을 찍는 어린 학생들도 있었다. 로봇과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한다는 사실이, 더 이상 책에서만 소개되는 사례가 아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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