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든 질문에서 ‘WHY’를 빼라 [김성회의 리더십 코칭]
리더의 질문 한마디가 조직의 공기를 바꾼다. “왜 아직 안 됐나?”는 추궁이지만, “어떤 점이 어려운가?”는 질문이다. 전자는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고, 후자는 생각을 열게 만든다. 질문력이 리더십인 이유다. AI 시대를 이끄는 리더들의 공통점도 좋은 질문을 던지고, 강조한다는 점이다.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는 면접에서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사고 과정을 본다. 답이 아니라, 질문을 어떻게 쪼개고 대안을 마련하는지 사고의 과정을 살핀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 회의에서 “이게 정말 최선인가?”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자유로운 토론을 이끈다.
문제는 대부분의 리더가 ‘질문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우리는 정답을 맞히는 훈련엔 익숙하지만, 좋은 질문을 하는 훈련에는 서툴다. 질문은 심문으로, 토론은 대세 읽기와 눈치 보기로 전락하기 일쑤다. 진정한 변화와 혁신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김 코치: 날카로운 질문을 부드럽게 한다니 시쳇말로 ‘뜨거운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들린다. 알고 보면 모순이라기보다 간극이다. 뇌과학적으로도 ‘왜’라는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정당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만든다. 특히 조직 내 위계가 있을 때 ‘Why’라는 단어는 인간의 방어 본능을 자극한다. 주목할 점은 리더 의도와 상대 인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리더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더라도 팀원은 비판으로 인식할 수 있다.
먼저 질문 순서를 바꿔보자. “왜 일정이 밀렸어?”보다 상황을 물어라. “그때 어떤 상황이었나요?” “무엇이 가장 큰 변수(장애물)였나요?” 상대는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장면을 설명하고 싶어진다. 이것이 관점의 전환이다. 두 번째로 질문 형태를 살펴보자. 추궁식 ‘Why’를 조건형으로 변환해보자. “왜?” 대신 “어떤 조건이었다면?”이라고 물으면 대화의 초점이 책임 추궁에서 공동 설계로 옮겨진다. 평가의 입장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파트너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 미묘한 변화가 상대의 반응을 어떻게 바꾸는지 실감해보라. 끝으로 말의 속도를 조절해보자. 빠른 질문의 연속은 심문처럼 들린다. 하지만 천천히 묻고, 답을 온전히 들어주고, 침묵을 견디는 리더의 질문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시간을 준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존중한다는 신호가 된다. 당신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단순히 실수의 원인인가, 아니면 팀원이 다음에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가인가. 질문의 방법은 방향이 바뀌면 절로 전환된다. ① 질문의 순서(이유 대신 상황) → ② 질문의 형태(왜 대신 조건형) → ③ 말의 톤과 속도(빠른 속도에서 느린 속도로)만 바꿔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Q. 현장 소통해보면 질문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체크하는 확인형 질문이다. 다른 하나는 미래의 새로운 전략이나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탐색형 질문이다. 어떻게 다르게 질문해야 하나.
김 코치: 같은 질문이라도 의도와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중요한 것은 각각이 팀원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가다.
확인 질문은 리더가 업무를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단 같은 질문이라도 감시하는 톤으로 들리면 신뢰가 흔들리고, 지원하는 톤으로 들리면 팀의 속도가 붙는다. 차이는 무엇인가. 질문을 정보에서 열지 말고 의도에서 열어야 한다. 예컨대 “이건 왜 아직 안 됐어요?”라는 질문과 “지금 진행 상황을 같이 한번 볼까요?”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전자는 판단이고 후자는 공동 책임이다. “이 단계에서 막힌 부분이 있을까요?”라고 질문하면 팀원에게 자신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 “이 일정 안에 마무리하려면, 제가 도와드릴 부분이 있을까요?”는 리더가 동반자임을 느끼게 한다. 확인 질문을 던지기 전에 “진행 상황을 함께 확인하는 질문이에요”라고 한 문장만 살짝 양념으로 얹어보자. 대화 분위기와 팀원 대답의 온도가 변할 것이다.
다음은 탐색형 질문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서로의 생각을 꺼내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의 질문이다. 이때 리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라고 물으면, 팀원들은 “우리도 모르는데요”라고 눈만 멀뚱멀뚱하며 답하기 쉽다. 이때 리더의 마인드셋은 통로 찾기가 아니라 터널에서 생각등불 비추기로 비유할 수 있다. 미로 속에서도 안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질문이라 생각하면 한결 첫 말문을 열기 쉽다.
단 명심할 사항이 있다. 방향을 모를수록 질문은 잘게 쪼개길 권한다. “다음 한 걸음은?” “이 가설을 시험하려면?” 같은 작은 질문이 팀원의 두려움을 줄이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리더가 불확실성을 통제하기보다 구조화할 때 오히려 창의성은 살아난다.
Q. 팀 전체가 질문 조직이 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많은 팀원들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된다” “괜히 나섰다가 찍힌다” “대세를 따르는 게 최고다”라는 분위기가 있다. 회의는 빨리 끝내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팀의 질문 DNA를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김 코치: 문화 말고 습관을 바꾸자. 습관은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질문하는 조직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지만, 작고 꾸준한 루틴으로는 단련된다. 하루 5분의 시간, 회의 말미의 한 문장, 그리고 “좋은 질문이네요”라는 리더의 짧은 격려 한마디로도 충분하다.
•1단계: 답을 유예하는 ‘5분의 질문 시간’을 가지기: 질문은 속도가 아니라 여유다. 비록 회의는 효율적으로 끝나야 하고, 보고는 신속해야 하더라도 회의에 단 5분의 여유시간을 가져보자.
이 ‘5분 여유’ 루틴의 룰은 단 하나다. 답을 요구하지 말고 각자 한 줄씩만 질문 내지 아이디어를 말하기다. 그리고 평가하지 말자. 리더는 “단지 참 좋은 아이디어(질문)군요”라고 격려만 하면 된다.
•2단계: 질문을 칭찬하는 문화 만들기: 리더가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면 팀원들은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회의 때마다 질문 칭찬 샤워시간을 가져보자.
이런 루틴이 반복되면 질문은 무지나 무례가 아니라 생각의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님의 질문 덕분에 생각이 열렸어요.” “나는 미처 그런 생각을 못했었네요”까지 덧붙이면 금상첨화다.
•3단계: 회의는 ‘질문’으로 마치기: 대부분의 회의는 “그럼 이렇게 하죠”로 끝난다. 하지만 끝내는 방식을 바꿔보자. “그럼 다음 단계에서 우리가 확인해야 할 건 뭘까요?”
Q. 인간과 AI에게 질문 방식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궁금하다.
김 코치: 인간 지성에게나 인공지능에게나 좋은 질문의 공통점은 명료한 목적과 맥락 제공이다. 예컨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활용 방식이 그 예다. 회의를 준비할 때 “이전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회의 참여자)과의 다음 회의에서 상대방의 마음속에 떠오를 만한 다섯 가지를 알려주세요”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질문 “어떤 주제가 좋을까요?”와는 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인간과 AI에 던지는 질문의 다른 점은 공감 여부다. 인간과의 대화는 공감이 바탕이다. 좋은 리더는 질문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안전하게 다루고, 그 감정 속에서 행동의 동기를 찾아낸다. 이것이 인간 질문의 본질이다. 반면에 AI와의 대화는 다르다. AI는 감정을 읽지 못하는 대신 구조와 제약을 이해한다. AI에게 효과적인 질문 요소는 4C다. ▲맥락(Context)과 목적: “이건 IT 서비스 기획 회의 목적 ” ▲둘째, 의도(Intent): “목표는 리더십 교육용 자료 제작용” ▲제약(Constraint): “500자 이내, 논리적 톤으로” ▲평가 기준(Criterion): “실제 사례와 근거가 포함 필수” 등이다. 이 4C를 포함한 질문이 바로 좋은 프롬프트(prompt)다. 요컨대 AI는 ‘마음을 읽는 존재’가 아니라 ‘논리를 완성하는 도구’이다. 인간에겐 관점을 탐색하고, AI에겐 논리를 탐색할 때 인간-인공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질문의 증강자가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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