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분, 인간 5시간... 그림으로 수익 내려다 마주한 현실
[이수연 기자]
대학생인 나는 그간 취미로 즐겨온 그림 그리기로 수익을 내고 싶은 마음에 정보를 찾아보다가 '스톡 이미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톡 이미지는 특정 주제나 상황을 담은 사진, 일러스트, 그래픽 등 이미지를 말한다. 사전에 제작된 이미지 콘텐츠의 라이선스를 사용자가 구매하면, 그 비용으로 창작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취미이자 특기로 삼아온 그림으로 실제 수익을 내고자, 지난달부터 스톡 이미지 플랫폼 중 하나인 미리캔버스에 일러스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 크리에이트'라는 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보통 1~2시간이면 구상하고 채색까지 마쳐 완성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미리캔버스 요소 양식에 맞춰 업로드하고 승인을 기다리면 된다. 승인 후에는 내 그림이 요소로써 사용자들에게 판매된다. 1~2시간씩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이 과연 팔릴지 확인할 때마다 설렘이 느껴졌다.
AI와 인간 창작의 경쟁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공존했다. 포토샵, 일러스트, 챗GPT 등 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횟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리캔버스, 캔바, 크라우드픽 같은 스톡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서도 AI로 제작한 이미지를 등록해 수익을 내는 구조가 매우 발전되었다. 내가 1시간에 한 장 그릴 동안 AI는 같은 시간에 수십 장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인간과 인간과 AI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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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은 내가 완성한 청포도 그림이고 오른쪽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다 |
| ⓒ 이수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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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은 내가 완성한 LP 그림이고 오른쪽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다. |
| ⓒ 이수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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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은 내가 완성한 동궁 그림이고 오른쪽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다. |
| ⓒ 이수연 |
나는 지붕 곡선, 기와 음영, 추녀, 용마루, 합각 등 한옥 구조를 세밀하게 표현하여 전통 건축에서 느껴지는 소박하지만 화려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반면 AI 그림은 구조적으로 안정적이고 균형 잡혀 있었다. 그러나 색의 폭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었다. 기와와 벽, 기둥 모두가 한두 가지 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실제 한옥이 주는 다채로운 인상이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깔끔했지만, 따뜻함이나 문화적 정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창작은 어디로 가는가?
세 가지 비교를 마치고 나니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인간의 창작은 어디로 가는가?'
청포도 그림에서 나는 귀엽고 단순한 분위기를 의도했지만, AI는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 사실적인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냈다. LP에서는 내가 오래된 질감과 감정을 담으려 한 것과 달리, AI는 빛 반사와 형태만 정확히 표현해 매끈하게 완성했다. 한옥 그림에서도 나는 5시간이 넘는 작업을 들여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전통가옥의 인상을 살리고자 했지만, AI는 설계도에 단조로운 색을 입힌 듯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나란히 비교해 보니 AI의 장점은 분명하다. 매우 빠르고 효율적이며, 상업적으로 당장 쓸 수 있는 이미지를 생성한다. 스톡 이미지 이용자 입장에서는 감정보다는 실용성이 더 중요할 수 있어, AI가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만큼 비어 있는 부분도 있다. 인간의 그림에는 의도와 감정, 다양한 시도와 고민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담겨 있다. 물론 AI에게 더 정교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인간의 의도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사람이 가진 해석과 창의성을 기계적으로 흉내내는 데 가깝다. 무엇을 의도할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한다.
인간 창작의 가치와 미래
그래서 나는 여전히 인간의 창작이 가지는 의미를 믿고 싶다. 효율과 속도에서는 AI가 앞서지만, 창작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에게 남아있다. 인간의 그림에는 비합리적일 만큼 오래 걸린 시간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드러나는 따뜻함이 있다. 의도와 창의성, 그리고 그림이 전하는 감정은 결국 사람만이 완전히 채워낼 수 있다.
앞으로 그림뿐 아니라 글, 음악, 영상 등 인간의 모든 창작은 단순히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성과 맥락을 증명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비록 비효율적이라도 그 과정에서만 창작의 진정한 가치가 탄생한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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