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터지기 전 미리 관리해야
대부분 무증상·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하기도
혈압 조절·금연은 기본…40대 이상은 뇌 검사도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진 요즘과 같은 날씨에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뇌동맥류'다. 대부분 뚜렷한 증상 없이 지내다 갑자기 파열돼 뇌출혈 등이 발생하면 생명까지 위협하게 된다. 반면 건강검진 등을 통해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한 경우 클립결찰술, 코일색전술, 혈류전환 스텐트 시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 예방할 수 있다. 한현진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뇌졸중센터)를 31일 만나 뇌동맥류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뇌동맥류란 뇌혈관이 약해지면서 특정 부위가 혈류 압력에 의해 비대칭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그 모양 때문에 흔히 뇌혈관에 생긴 '꽈리'라고 불린다.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발견되면 '비파열 뇌동맥류', 파열돼 뇌출혈을 유발한 경우에는 '파열 뇌동맥류'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15만~20만명이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만5000~2만명 정도가 이미 파열이 되거나 파열의 위험이 있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뇌동맥류 파열로 뇌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한 환자의 25~50%는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파열되기 전 미리 예방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뇌동맥류가 파열이 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뇌 신경 마비로 한쪽 눈꺼풀이 감겨서 제대로 떠지지 않거나 크기가 아주 큰 거대 뇌동맥류가 뇌 조직을 직접 자극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다. 한 교수는 "뇌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뇌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아프진 않다"며 "뇌동맥류에서 흘러나온 혈액이 주변 뇌막을 자극하거나 혈관 자체가 강하게 압력을 받게 되면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만일 머릿속을 누군가 강하게 때린 것처럼 평소에 없던 급격하고 강력한 통증이 생기거나 오심, 구토가 발생하고 의식이 처진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 교수는 "이 경우 뇌동맥류가 파열된 곳을 찾아서 막은 뒤 재출혈 없이 뇌가 회복할 때까지 1~3개월간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편두통의 원인을 찾으려다, 또는 건강검진 목적으로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우연히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모두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의 크기나 위치, 모양 등을 고려해 파열 위험이 높지 않다면 추적 관찰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례로 내경동맥의 상상돌기 주변에서 발생한 작은 뇌동맥류는 터질 가능성이 매우 작기 때문에 의사 지시대로 주기적인 추적 관찰을 받으면 된다는 게 한 교수의 조언이다.

하지만 파열 가능성이 높은 뇌동맥류는 혈관을 미세한 집게로 묶는 클립결찰술이나 코일, 스텐트 등을 넣어 터지지 않게 하는 색전술 등이 필요하다. 가장 오래된 치료법인 클립결찰술은 뇌를 직접 열어 풍선처럼 튀어나온 뇌동맥류의 목 부분을 클립으로 꽉 집어주는 수술이다. 코일색전술은 혈관으로 마이크로카테터(미세도관)를 넣어 뇌동맥류에 위치시킨 다음 뇌동맥류 안을 아주 부드러운 금속 코일로 채워 넣어 뇌동맥류 안으로 혈액이 흐르지 않도록 막는 방법이다. 대형 뇌동맥류나 방추형 뇌동맥류, 박리성 뇌동맥류를 치료하기 위해 특수 스텐트의 일종인 '혈류 전환기'를 넣거나 뇌동맥류 입구가 넓을 땐 '혈류 차단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 교수는 "환자마다 뇌동맥류의 모양이나 발생 부위가 다 다르고,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의 위험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각각의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치료를 할지는 환자의 뇌동맥류 케이스마다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를 진단받고 추적 관찰 중인 환자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 관리와 금연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라면 처방받은 약을 제때 먹고 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꾸준히 살펴야 한다. 한 교수는 "노령, 여성, 가족력이 있거나 일부 유전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뇌동맥류 발생 빈도가 높고 주로 중년 이후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이런 위험 요소가 있는 생애 전환기에 해당하는 40세 이상에서는 예방적 차원에서 한 번쯤 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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