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학번일 때는 몰랐던, AI가 바꿔놓은 25학번의 대학 생활

이혁진 2025. 10. 31. 10:0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순 암기하던 시절에서 전략적인 학습으로...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곧 개인의 경쟁력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혁진 기자]

나는 부동산학과에 재학 중인 평범한 1학년 대학생이다. 하지만 조금 특별한 이력이 있다면, 다른 학교 1년을 다니다가 다시 1학년으로 입학했다는 점이다. 이 경험은 이전 대학 생활과 지금의 대학생활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불과 몇 년 전인 2022년의 1학년과 AI가 일상화된 지금 2025년의 1학년 생활은,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고 보기에는 패러다임 자체의 차이가 존재한다.

가장 극명한 차이는 단연 학습과 과제 수행 방식이다. 과거의 내가 전공서적을 그대로 외우고, 선배들의 족보에 의존했다면, 지금의 나는 AI라는 강력한 디지털 비서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이 되었다. 이 변화가 어떻게 나의 대학 생활을 바꾸었는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수업의 밀도와 시험 대비의 효율성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는 이번 학기에 부동산학원론과 민법 같은 전공 핵심 과목들을 수강했다. 두 과목 모두 생소한 전문 용어가 쏟아지고, 특히 민법은 복잡한 법률 논리를 따라가야 하기에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흐름을 놓치기 일쑤이다.

과거 2022년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필사적으로 교수님의 모든 말을 받아 적거나, 녹음한 파일을 몇 시간이고 다시 돌려 들으며 중요한 부분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그러다 놓친 부분이 시험에 나오면 "아, 그때 졸았는데"라며 당황하고 좌절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경험한 수동적인 학습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수업 시간에 클로바노트를 이용해 AI 음성 기록 앱을 항상 켜둔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수님의 강의 내용 전체가 텍스트 스크립트로 변환되고, AI가 판단한 핵심 주제별로 요약본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온다. 수업 중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 혹은 집중력이 흐트러져 놓쳤던 부분을 찾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AI를 이용한 음성녹음 클로바노트를 사용하여 수업시간에 녹음을 하고, 스크립트를 정리한 사진
ⓒ 이혁진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이 스크립트와 강의 자료 PDF 파일을 ChatGPT나 Gemini와 같은 AI에게 학습시킨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명령한다.

"너는 지금부터 부동산학원론 교수님이야. 이 강의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중간고사에 나올 만한 예상 문제 20개를 객관식과 서술형으로 만들어줘." 혹은 "민법의 '법률행위의 무효와 취소' 파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된 부분을 찾아 1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해 줘."

AI는 단순한 요약본을 넘어, 내가 놓칠 수 있는 개념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지식의 빈틈을 파고드는 질문을 생성해준다. 덕분에 2022년의 나처럼 불필요한 부분까지 통째로 암기하는 비효율적인 공부가 아닌, 핵심을 꿰뚫고 취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수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지식의 깊이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둘째, AI는 전공의 벽을 허무는 기술적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교수님께서 과제를 내주실 때도 AI의 활약은 대단하다. 부동산학과 학생이지만, 데이터 분석 교양 수업을 듣고 있다. 코딩과는 평생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내가, 복잡한 파이썬 코드를 마주했을 때의 막막함은 상당했다. 수업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버겁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한 번은 자신이 정한 주제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코딩하여 히트맵을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 과거의 나였다면 "저는 비전공자라 못합니다"라며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나의 전공 지식을 살려 "아파트 단지 특성과 가격의 관계 분석"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역세권', '초등학교와의 거리', '건축 연식' 중 과연 어떤 요소가 아파트 평당 가격과 가장 긴밀한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포털과 부동산 통계 정보 시스템에서 수십 개의 아파트 실거래가 및 특성 데이터를 직접 수집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시각화해야 할까? 곧바로 AI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pandas'와 'seaborn'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고 싶어. 이 CSV 파일에 있는 '지하철거리', '초등거리', '연식' 칼럼과 '평당가격' 칼럼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히트맵 코드를 짜줘."

물론 AI가 한 번에 완벽한 코드를 주진 않았다. 하지만 오류 메시지가 뜨면, 그 메시지를 그대로 복사해 AI에게 다시 질문했다. AI는 제 코드를 디버깅해주었고, 그 과정을 통해 '아, 이 함수는 이런 의미구나'라고 역으로 배우게 되었다. 결국, 내 손으로 직접 상관관계 히트맵을 도출해냈고, 역세권보다 초등학교가 가격에 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제 비전공자도 AI의 도움을 받아 얼마든지 전문적인 코딩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곧, 한 가지 전공만 깊게 공부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AI를 어떻게 활용하여 자신의 전공 지식을 확장하고 융합하는가가 되었다.

AI를 그저 신기한 기술로 바라보는 경쟁자는,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경쟁자에게 순식간에 밀려날 수 있겠다는 현실적인 위기감마저 들었다.
▲ AI를 이용한 코딩 GEMINI를 이용하여 비 전공자도 코딩을 하는 사진
ⓒ 이혁진
셋째, AI는 우리의 일상과 추억까지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AI의 영향력은 강의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사귄 대학 동기들과 함께 제주도로 2박 3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새롭게 친해진 친구들이 10명이라 많은 인원이 함께 움직여야 했다.

AI가 없던 시절, 10명의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밤새 블로그를 뒤져야 했고, 식당 하나를 정할 때도 모두의 기호를 맞추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동선을 짜다 보면 분명 누군가는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달랐다. 우리는 트리플이라는 여행 AI 앱을 활용했다. "제주도", "10명", "2박 3일", "활동적인 것 선호"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자, AI는 수많은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동선을 제안해 주었다.

공항 근처의 동문 재래시장부터, 9.81파크, 오설록 티 뮤지엄까지, 10명이 모두 만족할 만한 일정과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순식간에 추천받았다. AI가 계획을 짜준 덕분에, 우리는 계획 단계의 스트레스 없이 여행 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 AI를 이용한 여행계획 트리플이라는 AI를 사용하여 계획을 짜는 사진
ⓒ 이혁진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방식도 진화했다. 나는 여행 중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는 편이다. 예전에는 이 영상들을 편집해 브이로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엄청난 노동이었다. 수많은 영상 클립을 일일이 확인하며 컷 편집을 하고, 밤새워 자막을 입력하고, 어울리는 배경 음악을 찾아 헤매야 했다.

그러나 이번엔 VREW라고 하는 AI 영상 편집 툴을 사용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모든 영상 파일을 넣고, AI가 영상 속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자막을 생성해 주었다. 심지어 불필요한 구간이나 숨소리를 감지해 컷 편집 지점을 추천해 주고, 영상 분위기에 맞는 저작권 없는 음악까지 제안해 주었다.

AI가 차려준 기본 틀 위에서 약간의 창의성만 더하면 됐다. 덕분에 영상 제작에 드는 시간은 획기적으로 단축되었고, 동기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훨씬 더 빠르고 멋지게 공유할 수 있어 너무나 편했다.
▲ AI를 이용한 영상편집 브루라는 AI를 사용하여 영상편집하는 사진
ⓒ 이혁진
이처럼 AI는 2022년의 대학생과 2025년의 대학생을 완전히 다른 존재로 만들고 있다. 이제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도구이며, 이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곧 개인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다. AI라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쥔 채, 앞으로 남은 대학 생활을 더욱 주도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