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서도 '러브콜'…내년 4월엔 金 만날까

[한국경제TV 이휘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재회를 언급하면서 내년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귀국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방한 기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미정상회담, 미중정상회담 등 빡빡한 일정으로 김 위원장과 회동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에서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여건상 내년 4월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미중 전략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가 급변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버리고 현실을 인정해야 진정한 평화 공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도 '비핵화' 목표를 재차 확인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내년 초로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향후 5년간의 강경한 외교 노선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으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만남 제안을 계속 거부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견고하더라도 국제 정세 변화에 대비해 미국과의 관계를 일정 부분 관리해야 한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