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조카가 짊어지고 온 햅쌀 20kg,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이숙자 2025. 10.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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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모든 것이 풍성한 계절이다.

그래서 그 모든 결실들이 마음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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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시린 마음에 온기 더하는 마음... 모든 결실들이 감사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숙자 기자]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가을인가, 아니면 겨울이 오는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날씨가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계절은 각각 특색이 있고 아름다워 어느 계절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사계절 중에도 유난히 가을을 좋아한다. 온 세상이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무엇보다는 가을이 오면 생기는 풍성한 먹거리들이 좋다.
▲ 조카가 가져다 준 햅쌀 선물 받은 햅쌀
ⓒ 이숙자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말한다. 들판에는 오곡백화가 무르익는다. 가을 풍경은 바라만 보아도 허기진 마음이 한가득 포만감을 느낀다. 벼와 들에 나는 곡식들은 바라만 봐도 마음이 풍성하다.

엊그제는 큰집 조카가 햅쌀이 나왔다고 20kg 쌀 포대를 어깨에 메고 집에 주고 갔다. 쌀은 우리가 밥을 먹고 사는 한, 우리의 생명과 연결된다. 배고픈 시절을 살아온 우리 세대는 쌀만 보아도 마음이 가득해지고 배가 부르다. 어떤 다른 선물보다 반갑고 고맙다. 그 마음이 겨울날 불을 지핀 아랫 목 방바닥처럼 따뜻하다.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계절

가을 과일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감이다. 시골 큰집에는 감나무와 키위 나무가 있다. 시숙님께서 살아 계실 때도 감과 키위를 수확하면 언제나 자녀들과 형제인 우리 몫까지 챙겨 주셨다. 매번 기쁜 마음으로 받아왔다. 그런데 조카도 아버지가 해 왔던 대로 똑같이 나눔을 한다.

사람이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마음이다. 아니 사랑과 배려일 수 있다. 나는 쌀과 감 선물을 받고 마음이 울컥해 온다. 나이듦 때문인지 누군가의 작은 배려, 따뜻한 말 한 마디에도 이처럼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 큰집 조카가 울 안에서 따온 단감 조카가 가져다 준 단감
ⓒ 이숙자
요즈음 가을 수확의 계절은 마주 하면서 세상 모든 사물이, 내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풍경마저 감사하고 고맙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의 온기가 그립다. 아주 큰 것도 아니지만 아주 작은 것도 아닌 가을에만 수확하는 먹거리가 시린 마음에 온기를 더해준다. 가을은 모든 것이 풍성한 계절이다. 그래서 그 모든 결실들이 마음도 풍요롭게 한다.

가을의 결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렸을까, 그 노고에 감사하다. 물론 돈으로 그 값을 치르고 사 먹는다지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사람들의 땀, 그리고 신만이 관장할 수 있는 자연, 햇볕과 바람과 비, 이 모든 것들이다. 어떠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사함이다.

계절을 바뀌고 해가 거듭 될수록 계절을 마주하는 마음의 자세도 다르다. 사고의 깊이를 더해준다.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매일 살아야 할지, 누군가에게 나는 사무치도록 그리운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지, 세상 일이란 참으로 깊고도 멀고도 아득하고, 서럽도록 아름답다.

이제 결실을 마무리하는 가을이 왔으니 우리는 한 차례 겨울과 봄과 여름을 기다리며 살 것이다.
따뜻한 차 한 잔 우려 마시며 삶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마주하고 있다.

《 group 》 시니어그룹 : https://omn.kr/group/senior_2024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가을이 오기전 겨울이 먼저 오는 느낌이지만 가을은 가을입니다. 오곡들을 수확하고 풍성한 가을이 왔음을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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