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변 음료’ 마시기 전 라벨 확인을… 장 자극하는 성분일지도

A씨와 같은 사람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변비 환자 수는 2011년 58만 여명에서 2020년 64만 여명으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는 약 16%뿐이다. 병원을 찾기엔 민망한 질환이라는 인식 탓이다. 덕분에 직접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소화·장 건강 기능성 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한 시장 조사기관에서는 국내 기능성 음료 시장이 2024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약 6.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일부 쾌변 음료에는 장을 자극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잘 따져보고 섭취해야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는 "적절한 성분이 조합된 쾌변 음료는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자극은 오히려 장내 환경을 해칠 수 있다"며 "구매 전 원재료명과 영양 성분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중간형=배변을 돕지만, 과량 섭취하면 장을 자극할 수 있는 성분들이다. 당알코올, 푸룬, 락툴로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당알코올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간다.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수분이 이동하는 삼투압 성질에 의해, 수분이 장내로 이동하도록 한다. 이때 변이 부드러워지고, 배출이 쉬워진다. 다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변이 묽어져 오히려 설사로 이어질 수 있다. 푸룬에는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의 성분과 당알코올에 속하는 소르비톨이 함유돼 있다. 적당량 섭취는 배변을 돕는다. 실제 신뢰도가 높은 임상시험인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일관적으로 적당량의 푸룬 섭취는 배변 횟수를 늘리고, 변 상태를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르비톨에 의해 복부팽만, 설사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락툴로스는 유당이 열처리나 효소 작용으로 변하면서 생기는 합성 이당류다. 대장까지 내려가 삼투압 작용으로 변의 수분 함량을 늘린다. 또 장내 미생물 발효를 도와 장운동을 촉진한다. 다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알코올처럼 삼투압이 과해져 장이 자극될 수 있다. 이때 복부팽만, 복통, 가스, 설사 등이 유발된다. 락툴로스는 변비약으로도 사용되는 성분이다.
▶자극형=장에서 강력하게 작용해, 인위적으로 장 근육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는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카페인이 있다.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늘리고, 위 팽창 신호를 강하게 만든다. 이때 연결된 뇌와 장축이 반응해,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한다. 카페인은 직접 장 근육 수축 신호를 촉진해 배변 반사를 강화하기도 한다. 가스트린이라는 장운동 촉진 물질 분비도 증가시킨다. 실제 디카페인 커피보다 카페인 커피에서 배변 효과가 60%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자극성 물질은 과량 혹은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장이 스스로 운동하는 능력이 떨어져 오히려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또 장 점막 신경세포에 염증 반응이 생기며 민감해질 수 있다. 커피는 하루 세 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쾌변 음료 원재료명을 보면, 완화형·중간형·자극형 성분들이 모두 혼재돼 있다.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골라야 할까? 먼저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변비가 왔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다면 적당량의 당알코올이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만성 변비라면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풍부한 음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게 더 건강한 방법이다. 두 전문가에게 만약 다섯 종 중 한 음료를 먹는다면 어떤 걸 먹겠느냐고 물어봤다. 그 답이 목적에 따라 달라졌다. 김혜미 교수는 "식이섬유 함량이 풍부한 E사 제품을 먹겠다"며 "당알코올 기반 제품은 응급처치용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반복 섭취 시 장을 자극하고 장내 세균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했다. 권유진 교수는 "당장 변비를 해소하고 싶은 상황으로 본다면, 식이섬유와 소르비톨 균형이 맞고 자극성 성분이 적은 D사 제품을 선택하겠다"며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E사 제품을 먹겠다"고 했다.
만약 당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를 먹겠다고 정했다면, 그 다음엔 얼마나 들어있는지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대다수 쾌변 음료 제품에 '하루 한 병 이상 먹지 마세요' 등과 같은 경고문이 있는데, 한 병만 마시더라도 개별 민감도에 따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혜미 교수는 "장에 미치는 영향은 병의 수가 아닌 함량에 따라 정해진다"며 "먹기 전 원재료명과 영양 성분 칸에서 소르비톨, 만니톨 등의 함량 수를 확인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같은 당알코올이더라도 성분에 따라 작용 기전이 다르다. 에리트리톨이나 자일리톨은 장 자극도가 낮고 배변 효과가 떨어지지만, 소르비톨이나 만니톨은 비교적 대장에 도달해 배변을 촉진 시킬 가능성이 높다. 김혜미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르비톨은 10g 이하에서 안전하고, 10~20g 사이에서는 장 자극이 나타날 수 있고, 20g 이상에서는 설사가 유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한 병이어도 소르비톨 함량이 10g이 넘으면 복부팽만,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당알코올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함량은 음료에 나와있는 당알코올 무게에 소르비톨, 만니톨 함량 퍼센트를 곱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제품은 당알콜이 총 44g 들어있고, 소르비톨이 35% 함유돼 있다. 44g에 0.35를 곱해 대략 소르비톨이 15.4g 들어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식이섬유가 얼마나 들어있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권유진 교수는 "실제 섬유질 표기가 핵심이다"며 "푸룬 등 섬유질이 많다고 알려진 제품이 원재료명에 있더라도, 농축 과정에서 섬유질 대부분이 제거되고 소르비톨, 당류 등만 남기 때문"이라고 했다. '섬유질이 많은 푸룬 농축액'이라고 홍보 문구가 들어있더라도, 실제론 식이섬유 함량이 적을 수 있는 것. 식이섬유 함량이 표기돼 있지 않다면 말린 푸룬, 푸룬 분말, 식이섬유강화제품 등의 문구가 들어있는 제품에 식이섬유 함량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당알코올과 식이섬유 함량은 반드시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 항목이라 기재돼 있지 않은 제품이 있을 수 있다. 당알코올은 무설탕, 당류 0g 등 강조 표시를 했거나, 기능성 문구를 넣었을 때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식이섬유 풍부, 프리바이오틱스, 배변에 도움 등의 문구를 사용했을 땐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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