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못 죽이던 상현, 자길 죽일 줄은..." 3년 만의 장례, 다짐한 아버지, 약속한 박정훈
[전선정, 소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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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이병의 아버지·어머니가 슬픔에 잠겨 있다. |
| ⓒ 소중한 |
군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목숨을 잃은 아들의 장례식을 약 3년 만에 치르며 열린 추모행사(군인권센터 주최)에서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고개를 떨궜다. 그와 함께 3년을 활동한, 군에서 자식을 잃은 또다른 유족들도 슬픔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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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상현 이병을 애도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29일 오후 7시께 김 이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 ⓒ 소중한 |
유족은 "아직 규명해야 될 진상은 많지만, 추운 겨울을 세 번 넘기기 전에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며 3년 여 만에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올해 초 김 이병의 죽음이 순직으로 인정되고, 그가 숨진 곳에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김 이병의 장례식 이틀 차에 진행된 '추모의 밤'에는 김 이병의 유족과 친구들을 비롯해 그동안 유족의 곁을 지킨 군인권센터 관계자들, 군 사망사건 유족들(고 남승우 일병의 어머니, 고 박세원 수경의 부모,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고 이예람 중사의 부모,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고 황인하 하사의 아버지, 고 지수혁 일병의 부모)이 참석했다. 또 현역 장병 부모 모임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대령(국방부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과 부승찬·진선미·박선원·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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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상현 이병을 애도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29일 오후 7시 김 이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 ⓒ 소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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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이병의 친형인 김준혁씨가 부모님 앞에서 동생을 떠올리며 애써 눈물을 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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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이 끝나자, 9년 전 군 의료과실로 아들을 떠나보낸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그를 꼭 안아주기도 했다.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아들을 떠나보낸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는 "3년 동안 고통 속에서 가슴을 치며 어둠의 세월을 살아왔을 상현이 가족분들, 특히 상현이 아빠에게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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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상현 이병을 애도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29일 오후 7시 김 이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이주완씨가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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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3년 동안 냉동고에 (시신을) 넣어둔 채 싸우니까 국회의원이 화환도 보내주고, 이 자리에도 참석해주셨는데, 유가족들은 이런 현실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라며 "의원님들이 참석했으니 부탁드린다. 아들 영전 앞에 자괴감이 들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박선원 의원은 "(군대에서의 자살을)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다 가해자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순직 장병으로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군 사망사건에서) 가해자가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점을 양형 기준으로 고려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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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훈 대령(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대리)이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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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제 확인하니 올해만 해도 자살과 사고사를 포함해 80여 명이 (군대에서) 돌아가셨더라"라며 "매년 유사한 사망 수치를 유지하는 것을 보니 변하는 게 참 더디기도 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직접 2년여 군사재판을 받으면서 겪어보니, 그동안 몰랐던 부분 또는 애써 외면했던 부분을 몸소 느꼈다"라며 "우리 헌병 군사경찰의 수사절차가 보완돼야 하고, 개선할 부분도 많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에 온 병사가 사망이라는 안타까움을 맞이했으면, 유가족의 입장에서 사건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말 한 마디라도, 신경 하나라도 그 중심을 유가족에게 둬야 했는데, 그동안은 편의를 추구했던 측면도 없지 않았다"라며 "내가 조사본부에 있는 한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고 수사관들에게 이야기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자식을 3년 가까이 냉동고에 두신 그 마음을 감히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냐만은, 저 역시 시작점은 채수근 해병이 냉동고에 있는 모습이었다"며 "그때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할 소임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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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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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임 소장은 "김 이병의 추모비가 그가 복무했던 부대인 GOP 초소 앞에 세워졌기 때문에, 원하면 언제라도 유가족분들이 여기 모이신 분들과 함께 보러 갈 수 있다. 무너지지 말고 (군인권센터도) 끝까지 (군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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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상현 이병을 애도하는 '추모의 밤' 행사가 29일 오후 7시 김 이병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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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이병의 영결식은 30일 오전에 열리고, 그의 유해는 같은 날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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