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13조 커버드콜…얼마나 아시나요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커버드콜(Covered Call) 상장지수펀드(ETF)가 운용사 간 치열한 경쟁 속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사고 동시에 그 기초자산에 대한 콜옵션(미래에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한때 분배율을 두고 상위 운용사 간 입씨름도 벌어졌지만, 차별화를 노린 상품이 속속 등장하며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상품 구색이 풍성해지면서 커버드콜 ETF 순자산 규모는 올해 13조원을 바라본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 상품은 총 48개로, 순자산총액은 약 12조8200억원으로 집계됐다. 1200억원대이던 2022년 말과 비교하면 순자산 규모는 불과 3년이 채 안 돼 100배가량 몸집을 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2년 처음 ‘TIGER 200커버드콜OTM’을 내놓은 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2017년과 2018년 상품 경쟁에 가세했다. 이후 후발 주자가 줄줄이 뛰어들면서 2024년부터 목표 분배율 경쟁에 불이 붙었다.
커버드콜 전략은 ‘커버드’와 ‘콜옵션’을 합친 조어다. ‘커버드’란 옵션을 매도할 때 기초자산(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주식 없이 옵션만 매도하는 ‘네이키드콜(Naked Call)’과는 구분된다. 콜옵션은 미래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옵션은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프리미엄이 붙는다. 기초자산 가격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옵션을 들고 있는 투자자는 미리 약속한 가격에 이를 살 수 있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커버드콜 전략은 이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수수료)을 받는 게 뼈대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보유한 상태로 옵션을 매도하므로 향후 가격 변동성에 따른 손실 위험을 완충할 수 있단 분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첫째, 주가가 하락했을 경우다. 기초자산 A주식 현 주가가 100달러다. 이때 105달러에 A주식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매도하고 프리미엄으로 2달러를 받았다. 주가가 95달러로 하락하면 주식 평가손은 5달러다. 하지만, 옵션 프리미엄 2달러 덕분에 실질 손실은 3달러로 줄어든다. 둘째, 상승장에서도 일정 부분 이익을 누릴 수 있다. A주식 현 주가가 100달러일 때 행사가 105달러 콜옵션을 프리미엄 2달러를 받고 매도했다고 치자. 주가가 104달러일 때는 옵션이 행사되지 않고 2달러 프리미엄을 그대로 수익으로 남긴다. 주가가 106달러가 되면 옵션이 행사된다. 즉, 콜옵션 행사가 105달러에 A주식을 매도하지만, 프리미엄 2달러를 포함하면 107달러에 A주식을 매도한 것과 같은 효과다.
커버드콜 ETF 인기는 세제 혜택 덕분이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해외 펀드 운용사가 현지에 낸 배당소득세 15%(미국 기준) 환급을 중단했다. 이 탓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에서 누리던 해외 주식 ETF 분배금 과세이연 효과가 사라졌다. 국내 주식 배당과 옵션 프리미엄에 대한 과세이연 효과는 유지되면서 커버드콜 ETF로 투자자 관심이 쏠렸단 분석이다. 옵션 매도 수익으로 분배가 이뤄지므로, 배당소득세(15.4%)도 부과하지 않는다.

과도한 분배율은 경계해야
커버드콜 전략은 크게 옵션 매도 비중 100%인 1세대, 조건부 옵션 매도를 뼈대로 한 2세대, 풋옵션을 매수해 하락을 방어하는 3세대 전략 등으로 구분된다.
1세대 전략은 비교적 간단하다. 앞서 언급한 사례다. 지수를 그대로 사놓고 같은 지수의 콜옵션을 100% 매도한다. 즉, 주가가 오르면 그 상승분을 옵션 매수자에게 넘겨주는 대신, 매도 시점에 받는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챙긴다. 옵션을 100% 매도했으므로, 상승장에서 기초자산 상승분을 거의 누릴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지목됐다.
2세대 상품은 ‘조건부 옵션 매도’로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이 전략은 콜옵션 매도 비중을 50~80% 정도로 줄인다. 그 대신 기초자산 콜옵션 행사가를 현재가보다 조금 위에 설정한다. 이렇게 하면 주가가 일정 부분 오를 때까지는 수익을 누릴 수 있고 그 이상 오르면 콜옵션이 행사돼 수익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현재 지수가 100이라면, 105 수준에 콜옵션을 매도한다. 지수가 105까지 오를 동안은 ETF 가격이 함께 오르지만 그 이후 110, 120까지 올라가도 수익은 105에서 멈춘다. 즉, ‘조금 덜 벌더라도, 안정적으로 버는’ 전략이다. 또, 운용사는 ‘이번 달엔 어느 정도 분배금이 적정한가’를 정하고 이에 맞춰 옵션 매도량을 조절한다. 1세대보다 상승장에서 손실을 줄이고 하락장에서도 완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운용 복잡성이 높고 거래비용이 늘어난다는 게 단점이다.
최근 인기를 끈 상품은 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2세대다. 지난 10월 21일 기준 순자산 상위권에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2위·1조1992억원)’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6위·736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콜옵션을 100% 매도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옵션 매도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한다. ‘위클리(weekly)’라는 상품명처럼 매주 옵션 만기를 새로 설정한다. 즉,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되, 매주 일정한 목표 수익률 수준의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방식은 변동성이 높을 때는 옵션 매도 비중을 줄이고 안정기에는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조정된다. 옵션은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하므로, 변동성이 클수록 옵션 가치가 커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커버드콜’도 2세대 전략에 속한다.이 ETF는 일정 목표 수준 옵션 프리미엄을 설정해 행사가를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한다. 상승장에서는 옵션 매도 행사가를 더 높게 잡아 기초자산 상승을 따라가고 변동성이 커질 때는 옵션 매도량을 줄여 방어력을 높인다.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ETF도 2세대 전략을 뼈대로 한다.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을 분석해 옵션 매도 비중과 행사가를 조정한다.
3세대 커버드콜 ETF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커버드콜과 풋옵션을 섞은 복잡한 전략을 편다. 이름도 생소한 ‘버퍼(Buffer)’ 혹은 ‘프로텍티브 풋(Protective Put)’ 전략으로도 불린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아시아 최초로 버퍼형 ETF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프로텍티브풋 전략을 적용한 상품을 내놨다.
버퍼형(Buffered)은 콜옵션 매도와 풋옵션 매수가 섞인 상품이다. 콜옵션과 달리, 풋옵션은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다. 주식을 보유한 뒤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벌면서 풋옵션을 사둬 하락 위험을 완충한다. 이렇게 하면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 수익을 얻으면서, 풋옵션으로 기초자산 하락 위험도 일정 수준 방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이라고 하자. 버퍼형 ETF는 이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행사가 7만5000원인 콜옵션을 매도하고 동시에 6만5000원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 매수한다. 이렇게 하면, 콜옵션을 팔아 얻은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대신 주가가 7만5000원을 넘어서면, 그 이상 이익은 못 누린다. 반대로 주가가 6만5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풋옵션이 손실을 일정 부분 메워준다.
프로텍티브 풋 전략은 ‘보호한다’는 이름처럼 안정 지향성이 강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전략을 펴는 상품은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풋옵션을 사 하락을 막는다. 콜옵션을 매수하는 커버드콜과 정반대 포지션이다.
다만, 불확실한 ‘목표’ 분배율을 ‘보장’ 수익률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업계 평균보다 과도한 분배율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높은 분배금을 앞세운 대다수 상품은 콜옵션을 자주 매도해 많은 프리미엄을 취한다. 매수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옵션을 자주 팔면 프리미엄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옵션 거래가 잦은 만큼 거래비용도 늘어난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경우 옵션 매도 수요가 많아져 프리미엄이 점점 줄고 있다”며 “이 상태로는 제시한 분배율을 못 맞출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론 투자 원금이 감소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2호 (2025.10.29~11.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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