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알고듣는 클래식](46)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op23

정은실 2025. 10. 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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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런 겨울의 초입에 생각나는 작곡가를 들라면 서슴치 않고 수위에 오르는 작곡가가 있다. 차이코프스키다. 그의 발레모음곡, 호두깍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에서도 계절이 느껴지지만 겨울을 대뱐하는 그의 곡, 겨울 날의 백일몽은 오롯이 북유럽의 겨울을 나타내기에 손색이 없는 곡이다. 그런데 그의 수려한 많은 곡 들 중에 유난히 겨울이면 생각나는 곡은 아무래도 피아노협주곡 1번이 아닐가 한다. 특히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1번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2번,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과 함께 세계 3대 피아노협주곡으로 알려져있는 곡으로 슬라빅한 애수와 북유럽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곡이다. (여기에 쇼팽의 피아노협주곡1번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5번 황제를 더하면 세계 5대 피아노협주곡이 된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의 시작은 누가 들어도 큰 울림이 있다. 그래서인지 간혹 커머셜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곡이다. 마치, 무슨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셀레임이 이는 곡, 창대하게 화려한 스케일의 호른 연주에 이어 피아노가 곧 화려하게 주제음을 연주한다. 누가 이 선율을 쉽게 잊을 수 있을까, 언제 들어도 잊혀지지 않는 음률로 우리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는 선울이다.

차이코프스키는 생전에 모두 3곡의 피아노협주곡을 작곡했는데 모두 그가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시절에 1편의 환상곡과 더불어 작곡한 곡들이다. 이 중에서도 피아노협주곡 1번이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 되었지만 이 곡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별로 좋은 호응을 받지 못했던 곡이다. 심지어는 그 당시 모스크바 음악원 원장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안톤 루빈스타인 동생)으로부터 조잡하고 볼품없는 곡이라고 혹평을 가했던 곡이다

차이코프스키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그의 강력한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이다. 그 당시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편지에 쓰곤 했는데 이 곡에 관해서도 좋은 일화가 있다. "루빈스타인은 자신이 지적해 준 몇 군데를 고치면 부탁한 연주를 해 주겠다고 했는데 저는 고칠 마음이 없습니다. 음표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인쇄하겠습니다"라고 편지를 보냈고 루빈스타인에게 헌정하려던 계획을 바꿔 독일의 피아니스트 한스 폰 뵐로에게 헌정하고 그에게 초연을 부탁했다. 한스는 보스톤에서 이 곡을 연주하고 많은 청중들에게 격찬을 받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연주하고 대성공을 거두게 된 곡이다. 그때 루빈스타인의 마음이 어땠을까, 짐작이 간다. 후일 담으로는 그토록 혹평하던 루빈스타인도 자신이 연주를 하면서 이 곡에 대한 우수성을 높이 샀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부터 곡의 우수성을 보지 못하고 자신에게 헌정될 곡을 알아보지 못한 금세기 최고의 피아노협주곡에 대해 아마 통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워낙 1악장의 장중함, 우아함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2악장 역시 무척 수려한 악장이다. 가느다란 현악기의 선율에 맞춰 플륫의 독주로 시작되는 2악장은 무척 감미롭다. 뒤쪽으로 가면서는 현란한 피아노의 기교가 돋보이는데 아마 전악장 중에서 가장 피아노의 선율이 현란한 악장이라 할 수 있다. 3악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Allegro con fuoco라 하면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빠른 템포로'라는 의미인데 마치 춤곡같이 느껴지는 악장이다. 우크라이나 지방의 마주르카풍의 경쾌한 춤곡으로 우아하게 막을 내린다.

3악장 모두 협쳐서 총 사십 여분 가량 소요되는 이 곡에서 1 악장이 차지하는 시간은 이십분 정도, 그러니까 거의 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격정적인 악장이다. 세계 3대 피아노협주곡에 속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1번 1악장 만큼은 이 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듣기를 권한다. 러시아의 애수, 자작나무 숲과 어울어진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에 이보다 더 겨울다운 곡이 없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o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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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정은실 칼럼리스트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칼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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