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의 시차…삼성·SK '속도전', 장비업계는 '숨 고르기'

정인혁 2025. 10.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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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장비 업계는 초호황기의 시차가 다르게 적용되는 모습이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말, 4분기 초에 대규모 발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장비 주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기존 라인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장비 발주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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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닉, '메모리 초호황기' 진입
반사이익이 장비사들로 확산되진 않아
업계 "내년 중순 이후로 신규 투자 기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클린룸. ⓒ삼성전자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장비 업계는 초호황기의 시차가 다르게 적용되는 모습이다. 제조사의 투자와 장비 발주 사이에 시차가 벌어지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 M15X 공장에 첫 클린룸을 설치하고 일부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2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M15X는 기존 M15의 확장 팹이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주력 생산기지로 알려져 있다. 올해 4분기 준공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평택 P4 라인을 차세대 HBM4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P4는 2026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HBM4 대응을 위한 1c(6세대 10나노급) D램 라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및 TSV(실리콘 관통전극) 패키징 설비 확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두 기업의 행보가 최근 메모리 시장 전반에 확산된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향후 대응 여력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회사가 차세대 제품에 맞는 생산 체계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공급 제약이 심해진 범용 메모리의 가격도 크게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업계 안팎에선 당분간 공급이 수요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호황기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다만 제조사 호황의 반사이익이 장비업계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AI 확산에 따른 수혜를 제조사들이 누리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 업계의 분위기는 온도차가 크다. HBM4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생산성·수율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신규 장비 발주가 지연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HBM 생산 핵심 공정인 TC본더(칩 적층 장비) 발주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말, 4분기 초에 대규모 발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장비 주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기존 라인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장비 발주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TC본더는 AI 반도체용 HBM을 만드는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구조로, 열과 압력을 가해 적층하는 과정에 TC본더가 쓰인다.

지난 5월 TC본더 제조사인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와 각각 428억, 385억원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하반기 HBM4 전환을 앞두고 대규모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엔 올해는 대규모 추가 계약없이 마무리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HBM4 공정 안정화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엔 장비 투자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장비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에서도 주문이 없이 조용하다. 아직까지 차세대 제품으로 넘어가는 데 장벽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올해는 추가적인 대규모 장비 발주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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