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 참사 26주기-잃어버린 명예, 그 후] (상) 애도는 없고 혐오만 가득…길게 드리운 참사 그림자

이순민 기자 2025. 10.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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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동 화재 이후 잇단 사회적 재난들
진상 규명은 뒷전…피해자에 손가락질
참사 기억 통한 안전한 사회 바람 담아
유가족들 지난 1년 분투기 지면에 게재
▲ 지난해 10월30일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다시 법정 다툼은 시작됐다. 인현동 화재 참사로부터 26년,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한 지혜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았다. 유가족이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해 1심 재판부는 '기각'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나서도 항소심은 현재진행형이다.

1999년 10월30일 발생한 인현동 화재 참사 이후에도 사회적 재난은 끊이질 않았다. 2014년 세월호에서, 2022년 이태원에서 참사는 되풀이됐다. 참사 이후 양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진상 규명보다 행정 처리가 우선시됐고, 피해자와 가족들은 갈등 국면으로 내몰렸다.

정작 애도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허위 사실과 비방 등으로 여론을 왜곡하는 '2차 가해'는 끊임없이 재생산됐다. 이재원 유가족협의회장은 지난 22일 영화공간 주안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한 '기억과 애도의 상영회'에서 "재난에는 경중이 없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며 "자식을 잃은 아픔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주말 저녁, 불법 영업과 공무원 비리 등이 얽힌 공간에서 청소년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30일 역대 인천시장으로는 처음 인현동 화재 참사 추모식에 참석한 유정복 시장은 "인현동 화재 참사는 불법과 탈법, 공권력의 부패가 결합한 부끄럽고도 참담한 우리의 민낯이었다"고 했다.

26년 전처럼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들은 지금도 '명예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 재난 피해자 인권 보장 조례' 제정안이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인현동 화재 참사 피해자 권리도 비로소 논의되기 시작했다.

인천일보는 지난해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를 맞아 특별기획 '잃어버린 명예'를 연재했다. 그 이후로도 아들딸 명예 회복에 매달렸던 유가족들을 1년 동안 뒤좇았다. 분투기나 다름없었던 부모들의 발자취를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참사를 기억하는 일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다. 아픔을 치유하고, 추모하는 데 기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관련기사 : [인현동 화재 참사 26주기-잃어버린 명예, 그 후] (상) 누구도 답하지 못한 질문들

/이순민·이창욱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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