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2폰 육성 "비밀리 쓰는 번호, 한학자 총재님 인사드릴 것"

정진우 2025. 10. 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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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건희2' 번호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통화 녹음파일이 28일 건진법사 전성배씨 공판에서 공개됐다. 연합뉴스

" “비밀리에 쓰는 번호라 전화가 늦어서 죄송해요. 언제 한번 (한학자) 총재님 꼭 만나 뵙고 인사드릴테니 전(성배) 고문님하고 의견 나눠주세요.” "
2022년 3·9 대선 3주 뒤인 3월 30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휴대전화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이번에 애 많이 써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한학자 총재와의 만남을 약속한 통화 상대는 김건희 여사였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에 수차례 “여러가지 도와줬다는 말을 듣고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두 번째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윤 전 본부장과 김 여사 간 통화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김 여사는 이른바 ‘건희2’로 알려진 번호로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진법사 전씨는 이 번호를 건희2로 저장했는데, 검찰·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 번호는 김 여사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사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 여사 역시 “내가 아닌 수행비서 행정관이 사용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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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희2 번호에서 나온 김건희 육성…'건진법사 청탁' 스모킹건


김건희 여사는 2022년 3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학자 총재와의 만남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법정에서 김 여사가 건희2 번호로 전화를 건 뒤 “비밀리에 쓰는 번호”라고 한 육성이 공개되면서 실사용자가 김 여사란 사실이 드러났다.

김 여사는 이 통화에서 윤 전 본부장에게 “(한학자) 총재님한테 인사드려야 하는데 비공개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 너무 애써줘서, 말로 다 어떻게 하겠나. 그 동안 노력해주신 것 너무 감사하다”며 통일교 측 대선 지원에 재차 감사 인사를 했다.

김 여사가 건희2폰 실사용자란 점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입증하는 핵심 단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씨는 이 번호로 수차례에 걸친 청탁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이미 드러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2년 4월 전씨가 이 휴대전화로 8명의 이름과 희망 근무지를 적은 명단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사실상의 인사 청탁 메시지였는데, 건희2 번호에서 보내온 답장엔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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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희2 번호로 인사청탁에서 취임식 초청 요청까지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그간 건희2 번호를 김건희 여사의 수행비서가 사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연합뉴스
전씨가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 직전엔 건희2 번호로 윤 전 본부장, 한학자 총재의 맏며느리 문모씨, 한국종교협의회 간부들의 생년월일·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정리해 보내며 초청을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윤핵관 쪽에서 제 사람들을 쓰지 말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등 자신의 인사 청탁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런 점 등을 근거로 통일교에서 신도 집단 입당, 쪼개기 후원금 등의 방식을 활용해 2022년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은 물론, 전씨를 통해 샤넬백·목걸이 등 청탁성 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희2폰 사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씨가 수행비서를 통해 각종 청탁과 민원을 했지만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김 여사의 방어 전략에도 균열이 생겼다.

이날 재판에선 전씨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김 여사와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특검팀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엔 이 부회장이 전씨에게 “이 번호 주시구요. 건희씨 만나서 반가웠다고”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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