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기·구본혁 LG 잠실 2연승 이끈 '언성 히어로'
[양형석 기자]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규리그 우승 후 3주 이상의 휴식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LG트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한화 이글스보다 유리할 거라 전망하는 야구팬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차전 LG의 6점 차 승리에 이어 2차전에서는 13-5까지 스코어가 벌어질 정도로 LG가 압도하는 분위기로 시리즈가 흘러갈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현재까지 양 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타격에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303였던 한화의 팀 타율이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197로 뚝 떨어진 반면에 .277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LG는 13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3홈런 19타점으로 21득점을 만들었다. 아무리 원투펀치가 등판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정규리그 1위(3.55)에 빛나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이 11.25로 치솟을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LG팬들은 이미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타율 .667 1홈런 7타점을 기록한 문보경과 1차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된 앤더스 톨허스트 등 한국시리즈 MVP 후보들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LG가 잠실에서 2연승을 거두며 우승 확률을 90.48%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는 조용한 곳에서 LG에 큰 힘이 되고 있는 송승기와 구본혁의 숨은 활약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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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하는 LG 송승기 LG 송승기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그렇게 5선발 고민이 깊어지던 LG의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상무에서 전역한 좌완 송승기를 5선발로 낙점했다. 송승기는 2024년 상무에서 구속 증가에 성공하면서 11승 4패 121탈삼진 평균자책점 2.41로 퓨처스리그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를 주름잡던 선수들이 정작 1군 무대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송승기의 활약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군 입대 전 불펜으로만 8경기에 등판해 1패를 기록한 것이 1군 성적의 전부였던 송승기는 올 시즌 내내 LG의 5선발로 활약하면서 28경기에 등판해 규정이닝(144이닝)을 정확히 채우며 11승 6패 3.50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타격 2위(.334), 출루율 1위(.448)와 함께 22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을 기록한 안현민(kt)이 없었다면 신인왕 1순위로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정규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탠 송승기는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투수로 변신했다. 적게는 3명, 많아도 4명의 선발투수가 필요한 단기전에서 선발투수가 불펜으로 변신하는 경우는 낯설지 않지만 LG 선발진에서 가장 나이도 어리고 불펜 경험도 부족한 송승기의 불펜 변신은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송승기는 한국시리즈에서 불펜투수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26일 1차전에서 8-2로 앞선 7회에 등판한 송승기는 단 11개의 공으로 땅볼 3개를 유도하면서 1이닝을 가볍게 막아냈다. 송승기는 27일 2차전에서도 10-5로 앞선 6회에 등판해 7회까지 29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을 3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고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은 송승기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LG불펜의 가장 확실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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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혁 '동점 적시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2회 말 1사 2, 3루 LG 구본혁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하지만 구본혁은 지난해 3루수와 유격수, 2루수를 오가는 멀티 내야수로 활약하며 타율 .257 2홈런 43타점 48득점으로 한층 성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이 7000만 원에서 1억 3500만 원으로 크게 상승한 구본혁은 '억대 연봉 선수'에 어울리는 활약을 통해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LG를 대표하는 멀티 내야수에서 KBO리그 최고 수준의 유틸리티 내야수로 성장한 것이다.
사실 구본혁은 1루수 오스틴 딘, 2루수 신민재, 3루수 문보경, 유격수 오지환이 버틴 LG의 내야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하지만 구본혁은 3루수로 68경기, 유격수로 57경기, 2루수로 35경기에 출전하면서 내야수로 864.1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타격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타율 .286 98안타 1홈런 38타점 41득점의 쏠쏠한 활약을 해줬고 특히 후반기에는 50경기에서 무려 .366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수비의 안정을 가져오면서 타선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묘수'를 꺼내 들었다. 바로 구본혁을 주전 3루수로 투입하면서 문보경을 1루수로, 오스틴을 지명타자로 이동 시킨 것이다. 비록 오스틴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하지만 수비부담을 던 문보경이 타율 .667 1홈런 7타점으로 대폭발했고 LG 타선도 2차전까지 21득점을 올리며 잠실 2연승을 거뒀다.
LG타선 폭발의 도화선이 된 구본혁은 2차전까지 자신에게 향한 땅볼 타구가 1개에 불과해 수비를 뽐낼 기회는 거의 없었다. 구본혁은 타격에서도 6타수 1안타(타율 .167)에 그치고 있지만 그 1안타가 바로 2차전 2회 류현진으로부터 때려낸 2타점 동점 적시타였다. 상무에서 갓 전역한 2023년 팀의 우승을 관중석에서 지켜 봤던 구본혁은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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