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 동났다" 패딩 입고도 덜덜…'깜짝 한파' 덮치자 생긴 일

28일 오전 7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강남역 7번 출구 앞. 직장인 최모(28)씨는 연신 손을 비비며 출근 셔틀버스를 애타게 기다렸다. 최씨는 “오늘부터 발열 내의를 입고, 경량 패딩 점퍼도 꺼냈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핫팩도 주문하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남역 주변 버스정류장엔 털모자·롱 패딩 점퍼·장갑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곳곳에서 “너무 춥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은 수도권 일대가 가을 첫 한파 특보가 내려진 전날(27일)보다 기온이 더 떨어진 영하권 추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파주 판문점은 최저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졌다. 추위가 갑작스레 찾아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첫 서리·얼음도 관측됐다. 가을까지 늦더위가 이어졌던 지난해보다 다소 빠르다. 서울의 경우 첫서리가 지난해 대비 9일 빠르게, 첫 얼음은 10일 이르게 찾아왔다고 한다.
불쑥 찾아온 한파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당황해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환승센터 1번 승강장에서 만난 이모(30대)씨는 “근처에서 핫팩이라도 사서 가야겠다”면서 “원래 걸어서 출근하는데, 더 추워지면 못 걸어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단풍 사이로 파고든 ‘겨울 추위’에 방한용품도 때 이른 인기를 누렸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역 2층 대합실의 한 편의점에 남은 핫팩은 3개뿐이었다. 편의점 직원은 “새벽에 핫팩을 20개 이상 쌓아둔 것 같은데, 하나둘 팔리더니 벌써 거의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뜻밖의 추위에 놀란 건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전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네시아 국적 관광객들은 “단풍 보러 왔는데, 벌써 한국에 겨울이 온 건가”라거나 “설악산에 가면 눈을 볼 수 있나”고 했다. 이들을 안내하는 외국인 관광통역안내사 조모(33)씨는 “한국 온 손님들에게 요즘 방한 장갑은 필수”라면서 “지금 시기에 손님들이 핫팩을 찾을 정도”라고 전했다. 강남역에서 만난 독일 국적 맥스(25)는 “한국 날씨는 왜 이렇게 빠르게 바뀌나”라며 놀라워했다.
먹거리·자전거 이용 등 생활 패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서울 당산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요즘 갑자기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많이 팔리면서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 잔이 많이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여의도 출근길의 ‘따릉이(서울시 공공 자전거)’ 구역은 지난주 출근 시간대 10대가량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45대가량 있었다. 인근 주민 최모(31)씨는 “자전거 타기 꺼려질 정도로 추워졌다”고 했다.

초겨울 추위는 북쪽 대륙을 맴도는 차가운 저기압이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해당 저기압이 반시계방향의 공기 흐름을 따라 돌면서 우리나라 5㎞ 상공으로 영하 40도에 달하는 냉기가 밀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봄·가을이 극히 짧아진 요즘 날씨를 두고 “봄여어어어름갈겨어우우울”이란 반응도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 다음에 곧바로 겨울이 오는 듯한 이런 날씨에는 일교차 자체가 몸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감염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진 환경에선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상혁·임성빈·김정재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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