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두 개로 재취업 성공, 은퇴 후에도 현역처럼 사는 남자
[김부규 기자]
◈ 2024년 6월 말 공무원 정년퇴직 (36년 재직)
◈ 2024년 7월 22일 ○○대학교 생활관(기숙사) 시설관리직 취업
◈ 자격증 : 소방안전관리자(1급, 2023년), 가스 일반시설안전관리자(2023.11월)
은퇴 후 재취업 사례를 살펴보면, 인맥을 통해 순탄하게 취업한 경우, 인맥 없이 원하는 업종에서 경험을 쌓아 위험 부담을 줄이며 창업한 경우,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해 취업의 문을 두드린 경우가 있었다. 세 번째 경우에는 자격증에 인맥까지 갖추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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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하는 구황삼 은퇴자 |
| ⓒ 김부규 |
"정년퇴직하고 나니까 홀가분하고 시원섭섭했어요. 그래도 수입이 줄어들고 그동안 씀씀이도 있었으니까, 당장 불안했지만,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인생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취업하기 전까지 시간이 있을 때 그동안 가족 넷이서 국내 여행은 여러 차례 갔었지만, 해외여행은 하지 못해서 이참에 거금을 들여서 유럽 여행을 갔다 왔죠. 또 국내 역사 유적을 돌며 문화유산 탐방도 하고, 동네 탁구장에서 한 달에 여덟 번 하는 개인지도까지 받으면서 탁구를 배웠고, 토 · 일요일이면 지인들과 등산도 하면서 취미활동에도 열심이었죠.
다른 사람들은 우울증이 왔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건 없었어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걸 퇴직 후에 새로 시작하며 배우려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업무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현직에 있을 때 은퇴 후 취미 생활할 수 있는 것에 투자와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이걸 퇴직 후에 새로 시작하며 배우려고 하니까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질 않았어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퇴직을 앞두고 누구나 고민이 있을 거예요. 저도 1톤 화물을 해볼까 준비했는데 눈 건강이 좋지 않아 고민하다 2023년도에 소방안전관리자와 가스일반시설 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2024년 상반기 퇴직 후 워크넷(고용노동부. 현재는 고용24)과 잡알리오, 사람인 등 일자리 구직 누리집을 들락거렸어요. 10여 개 기관과 시설에 지원서를 넣었던 것 같아요. 건물 관리회사, 복지관 등에 시설관리로 지원했는데 연락도 없었어요.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거죠. 초등학교와 중학교 야간 당직도 지원했었는데 면접은 봤지만 모두 떨어졌어요. 경쟁이 치열하더라고요.
그러다 워크넷에서 ○○대학교의 구인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지원자가 상당히 많았지만, 운이 좋아 취업으로 이어졌어요. 제가 현재의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제 생각이지만 하는 일이 시설관리이지만 업무처리를 위해 행정업무가 필요해서 선택된 것 같아요. 또 한 가지는 공고에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은 필수라고 하였기에 지원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이었을 것이고, 추가로 가스 일반시설안전관리자 자격증과 행정 경력이 가점 요인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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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도 가스안전교육 일정 안내 |
| ⓒ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교육원 |
"저는 ○○대학교 제1생활관 시설관리를 하고 있어요. 주5일제 근무이고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저는 08시 30분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생활관 내 시설을 돌아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거의 그럴 일은 없지만, 혹시라도 뭐든 보수해야 할 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거죠. 직접적인 시설관리는 위탁회사에서 하고 있어요. 저는 시설관리를 하는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생활관을 관리하는 겁니다.
시설물 관리는 소방 관련 업무가 의외로 많아요. 이러한 소방업무와 시설 보수 등 외부 업체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면 업체 선정 및 윗분들의 결재를 득하고 해당 업무를 진행해요. 격주로 시설관리와 관련한 정기적인 회의도 하고 있죠. 하는 일은 주로 행정업무입니다."
- 은퇴 후에 나만의 건강 비결이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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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관 사무실 책상 앞에서 |
| ⓒ 김부규 |
"베이비 붐 세대의 특징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직장 생활하는 동안 일이 모든 것에 우선이고 일에만 매몰되었던 것 같아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과도한 책임감으로 직장 생활을 했어요. 가정은 항상 후순위였고 가족과의 여행 등 행사는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또 시간이 맞지 않으면 또 다음으로 미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꼭 그렇게 해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함께하는 아내와 가족을 우선에 두고 생활하려고 해요."
- 이 직종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생활관 시설관리 업무가 공직 생활과 일하는 방식이 비슷해서 아직도 업무상으로는 현역인 것 같은 기분이에요. 다만 언제라도 이 직업을 그만둘 수 있다는 부담 없는 마음에 생계 수단이 아닌 내 생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좋아요. 또 젊은 학생들하고 생활하다 보니까 약간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서 더 좋고요."
- 월 평균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정년퇴직 후 재취업이니까 사회 초년생과 같은 보수 정도로 최저임금(2025년 시급 10,030원, 월급 2,096,270원)보다 조금 더 많이 받고 있어요."
- 현재 두 분 월평균 생활비는 얼마인가요?
"지난 9월 KB금융지주 보고서에 의하면 적정 노후생활비가 350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발표되었어요. 우리는 아내와 둘만 사는 게 아니고 직장 다니는 애들 둘 포함 넷이서 사는 거라서 약간 다른 상황인데 보고서의 생활비보다는 더 드는 것 같아요."
- 이 직종의 전망과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하실 계획인가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생활관이 약 2년 후 폐관 예정이어서 그때까지는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눈높이만 낮추면 현재의 경력이 도움은 될 것 같고, 재취업도 가능할 것 같지만 너무 얽매이지 않고 순리대로 생활하면서 그때 가서 생각해 보려고요.
소방안전관리자의 전망은 좋지만,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해당 자격증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요. 취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해야 할까요?
"인생 2막은 최소한 퇴직 5년 전부터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개인사업이나 재취업을 준비하는데 여유를 가지고 방향성 있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시설관리 직종에서 일할 계획이라면 전기 자격증이 가장 인기가 있어요. 에너지 관련 자격증도 취업에 도움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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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기술자격시험 등급별·연도별 최다 접수인원 10종목(2020~2024) |
| ⓒ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
"은퇴 전부터 취미를 특기로 할 수 있는 내공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내공이 있으면 퇴직 후 시간을 투자하기에 부담이 없고, 퇴직하고 나서 배우려면 시간과 비용이 현역 때보다 많이 들고 여건 또한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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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경궁 관람객들에게 궁에 관해 설명하는 구황삼 해설사 |
| ⓒ 구황삼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현재까지 총 64화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전 인터뷰 기사가 궁금하시면 <퇴직 후 나는 다른 일을 한다>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999879)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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