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오세훈, '명태균' 벽 넘을 수 있을까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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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태균씨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쳐다보며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유성호 |
오 시장이 우선 넘어야 할 난관은 명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했느냐는 겁니다. 명씨는 오 시장으로부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에게 이길 수 있는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검에 앞서 진행된 창원지검 수사에선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13차례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일부 여론조사 과정에서 표본 비중이 조정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건은 이런 여론조사가 오 시장 측에게 전달됐느냐는 건데, 오 시장은 부인하지만 여론조사 실무를 맡았던 강혜경씨 등은 오 시장에게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명씨와 오 시장의 만남에 대한 진위 여부입니다. 명씨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7차례 만났다고 주장한 반면, 오 시장은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명씨는 이미 창원지검 조사에서 만난 시기와 장소, 당시 오간 대화 등을 상세히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명씨의 황금폰 포렌식을 통해 7차례의 만남을 오 시장 측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카톡 문자나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당시 만남에 여러 차례 동석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도 명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검은 명씨가 진술한 음식점 현장 조사를 실시해 상황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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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 유성호 |
특검은 오 시장이 대납 사실을 인지했다는 뚜렷한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만, 이를 방증할 정황은 다수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한정씨와 강혜경씨 간에 나눈 녹취파일도 그중 하나입니다. 김씨가 "명태균에게 10억이나 20억을 건네고 사건을 덮자", "국민의힘까지 죽일 수 없지 않냐"며 강씨를 회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오세훈이 내게 명태균씨를 만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김한정씨 통화 녹음 파일, "오 시장이 2021년 재보궐선거 당시 전화가 와 '선거법 때문에 여론조사 비용을 직접 못 줘 김씨에게 2000만원을 빌리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는 명씨 등의 진술도 대납의 신뢰성을 보강하는 정황입니다.
김건희 특검의 오 시장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 주변에선 검찰과 특검 수사를 거치면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거의 입증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11월 8일로 예정된 대질신문은 오 시장의 요청을 수용하는 차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대질신문을 마치는대로 조만간 오 시장에 대해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한 오 시장으로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입니다.
오 시장은 지난 23일 국감에서 명씨의 추궁에 대질신문 전략이라며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틀 후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명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7차례의 만남에 대해선 "스토킹"이라고 했고, 비용 대납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제기되는 의혹에 소상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두루뭉술하게 부인하는데 그쳤습니다. 오 시장이 국감에서 침묵하다 언론에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태도에 대해선 국회 위증죄 처벌을 의식해서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오 시장의 정치 생명을 가를 특검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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