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이 선물받은 제품 바꿔달라고" 샤넬 직원 증언 또 나왔다

정초하 2025. 10. 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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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4차 공판] "'영부인' 일처리 특별해서 기억, 스캔하며 제품 보여줘"

[정초하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22년 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샤넬백 청탁' 직후 "영부인이 선물받은 제품을 교환해달라는 (매장의) 요청이 있었고 여성 2명이 찾아왔다"는 샤넬 직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근 김건희씨 재판에서 다른 샤넬 전 직원이 '(2022년 4월 샤넬백을 교환하러 온)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건희씨와 통화하는 듯했다'고 밝힌 데 이어 유사한 증언이 또 나온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의 4차 공판을 열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서는 조도준·박기태·남도현 검사가 참석했다.

이날 재판엔 2022년 7월 8일 통일교로부터 전달받은 샤넬 가방을 교환하러 온 유 전 행정관을 직접 응대한 샤넬 직원 서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2022년 4~7월 경 3차례에 걸쳐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문제의 샤넬가방을 포함한 금품을 김건희씨에게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고, 김씨가 유 전 행정관을 통해 이를 다른 제품들로 교환했다고 보고 있다. 서씨가 유 전 행정관을 응대하기 전날인 2022년 7월 7일은 전씨 처남 김아무개씨의 차가 아크로비스타에 출입한 내역이 확인된 날이다.

서씨는 이날 재판에서 "(2022년 7월 8일) 출근해서 모닝브리핑이 끝나고 부점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았다"라며 "영부인이 선물받은 제품에 대해 교환해 달라고 (부점장이) 얘기를 했다"라고 증언했다. 서씨는 이후 실제 샤넬 가방을 교환하러 온 여성 고객 2명을 응대했다고도 말했다. 서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명은 단발머리였다"라며 "(이들이) 대기 없이 바로 입장했다"라고도 밝혔다. 이들이 VIP가 아니었는데도 예외적으로 대기 없이 입장했다는 설명이다. 특검은 서씨 증인신문 도중 서씨가 언급한 '단발머리' 여성을 "수사 결과 유 전 행정관으로 확인됐다"고 짚었다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에 소환되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영상통화로 제품 비추며 교환 논의...목소리는 듣지 못해"

서씨는 유 전 행정관이 샤넬 가방을 교환할 당시의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그는 "(여성이) 영상통화를 하는 듯하게 핸드폰으로 제품을 비추고 무선 이어폰으로 누군가와 대화했다"라며 "다른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을 (영상통화 상대방이) 보여주길 원했고 (단발 머리 여성이) 제품을 계속 스캔하면서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서씨의 증언에 따르면 당일 유 전 행정관은 동행한 조아무개씨의 카드로 490만 원 상당의 '샤넬 카메라백'을 추가해 결제해 가며, 가져온 1200만 원 상당의 '샤넬 클래식 라지' 가방을 한 사이즈 작은 '샤넬 클래식 미디엄' 가방으로 교환해 갔다. 유 전 행정관이 본래 교환을 요청한 '샤넬 클래식 라지' 가방은 윤 전 본부장의 아내 이아무개씨의 동생 명의로 구입한 가방이었다.

다만 서씨는 가방을 교환하러 온 여성이 유 전 행정관인지 얼굴은 기억나지 않으며, 해당 여성이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통화했기 때문에 (영상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라고 증언했다. 재판부가 서씨에게 "(통화 상대방에게) 호칭을 뭐라고 하던가"라고 질문하자 서씨는 "호칭을 쓴 기억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한학자 통일교 총재,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세 사람 모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 이정민, 유성호, 이희훈
이날 윤 전 본부장 측은 다른 샤넬 직원들의 특검 조사 시 진술을 거론하며 서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윤 전 본부장 변호인은 "부점장은 증인에게 그런 (영부인의 선물 교환) 요청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특검에서) 일관되게 진술했다"라며 "증인만 기억하고 있을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고 질의했다. 또 "(유 전 행정관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데 행위는 기억이 나냐"라고 문제삼기도 했다.

이에 서씨는 "영부인, 선물, 교환 세 단어를 기억하고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영부인의 일을 처리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해서 기억을 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변호인 : OOO(부점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 (증인에) 어떤 요청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영부인이 샤넬 제품을 선물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 청탁금지법 위반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요청을 과연 한 것인지 다소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특검에서) 진술했습니다. "영부인이 선물받은 제품을 교환하고 싶어서 온다"라고 말을 들은 것은 정확한 내용인가요?
증인 : '영부인'과 '선물', '교환' 이렇게 세 가지 단어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중략)

변호인 : OOO(부점장), □□□(점장), ■■■(부점장)은 모두 특검에서 '김건희 측의 가방 교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는데 증인만 유독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증인 : 일반적으로 영부인의 일을 처리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해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 적어도 만약에 영부인이 온다면 그게 증인이 응대를 할 만한 성격은 아닌 걸로 보이거든요. 점장이나 부점장이 나서서 영부인 응대를 하지 그렇지 않겠어요?
증인 : 일반적으로 점장과 부점장님은 매장에서 고객 응대 업무를 하지 않습니다.

'샤넬백' 최종 전달·교환' 법정 진술 잇따라

앞서 지난 22일 김건희씨 3차 공판에서도 2022년 4월 11일 유 전 행정관을 응대했던 샤넬 직원 문아무개씨가 서씨와 유사한 증언을 한 바 있다. 당시 문씨는 유 전 행정관이 가방을 교환하며 "걸걸한 목소리와 통화했다"라며 "(당시에) '김건희 여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본부장 재판에서 서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데는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 전달한 샤넬백이 최종적으로 실제 김건희에 전달됐는지 여부가 쟁점이기 때문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7월 세 차례에 걸쳐 전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지난 8월 18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 1차 공판에서 "김건희에게 선물이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전성배씨는 그간의 특검 진술을 뒤집고 "윤 전 본부장에게 받은 금품들은 김건희 측에 전달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금품들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던 전씨는 지난 24일 김건희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처남을 통해 유 전 행정관에 (금품들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경 (금품들을) 돌려받았고 그 사이 다른 물품들로 교환됐다고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전씨가 김건희 측으로부터 돌려받은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구두 1개를 전씨로부터 임의제출받아 실물을 확보하고 있다.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가 지난 8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윤영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을 받은 뒤 김건희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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