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영화제 홍보대사로 보낸 3개월간의 기록들 [배우 차유진 에세이]
1994년 연극으로 데뷔해 영화와 연극,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차유진의 글입니다. <기자말>
[차유진 기자]
"차유진 배우님 되시죠?"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의 주인은 명동성당 성바오로 수도회의 조용준 신부님이었다. 이어진 용건은 2025년 제12회 가톨릭영화제 홍보대사 위촉 소식이었다. 왜 나였을까. 혹시 지난 6월에 쓴 '희년을 맞아 엄마와 함께 한 성지순례 데이트' 기사를 보신 걸까?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온 제안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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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았다. |
| ⓒ 가톨릭영화제 |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은 영화제 개막식 사회, 단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 등이다. 경험이 많지 않아 역대 홍보대사 배우님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신부님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맡은 역할을 책임 있게 해내리라는 다짐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가톨릭영화제는 지난 8월 이른 가을 바람처럼 설렘을 안고 내게 찾아왔다.
단편 경쟁작 15편, 각자의 색으로 빛난 순간들
홍보대사 위촉 후 3주 쯤 지났을까. 9월 중순, 한밤중 카카오톡 단체방 초대 알림이 떴다. 다섯 명의 단편 경쟁 부분 심사위원을 모은 이는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램팀장 손옥경 데레사 수녀님이었다. 705편의 출품작 가운데, 19명의 예심위원 심사를 거쳐 본선 경쟁 후보로 오른 15편의 영화 파일이 전달되었다.
이 중 올해 영화제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세 편과 스텔라상(연기상) 수상자 한 명을 선정해야 한다.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릿 상자 속 하나하나의 맛을 기대하듯, 하루에 한두 편씩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감상하기로 했다. 감동의 여운이 다음 작품에 곧바로 덮이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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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경쟁부문 <송석주를 찾습니다>(감독 여장천) 스틸컷. |
| ⓒ 가톨릭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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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경쟁부문 <침묵의 사선>(감독 정재훈) |
| ⓒ 가톨릭영화제 |
이 밖에도 수고로운 작업 과정과 섬세한 관점이 담긴 작품들로 풍성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여러 차례 반복해 감상하며 선정작이 바뀐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 작품에 깃든 사유과 열정의 작품들을 미리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자 축복의 시간이었다.
희망을 품은 영화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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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영화제 개막작 <네가 보여>, 감독 브라이어 마치(Briar March) |
| ⓒ 가톨릭영화제 |
홍보대사로서 맡은 개막식 사회도 관객들의 따뜻한 호응 속에 잘 마무리되며, 4일간의 영화 순례는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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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내부 공간 '씨네라이브러리' 객석 |
| ⓒ 차유진 |
CaFF 초이스 장편 관람 그리고 폐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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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FF초이스장편 <리처드버튼> 감독 마크 에반스(Marc Evance). |
| ⓒ 가톨릭 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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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회 가톨릭영화제 수상자들 포토타임 |
| ⓒ 가톨릭영화제 |
최근 OTT 등 다양한 볼거리가 늘어나면서 극장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며, 영화와 영화제의 존재 이유를 자문하게 된다. 그럼에도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업영화보다, 소박하지만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며 희소 가치를 지켜가겠다는 조용준 신부님 말씀은 가톨릭영화제의 취지를 한층 선명하게 한다.
관객과 영화가 나눈 희망에 대한 이야기와 감동을 4일간의 순례 흔적에 새기며, 올해의 가톨릭영화제도 아름다운 여정으로 막을 내렸다.
홍보대사로 가톨릭영화제에 참여하며 매일 현장을 체험하고 기록했다. 한 해 한 해 이어온 시간들이 기적에 가깝듯,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영화제였다. 고요하지만 힘 있게 흐르는 원동력은 천주교 정신을 닮아 있었다. 아울러 희망은 결국 한 걸음씩 나아가며 견뎌내는 것임을 성찰하게 되었다.
뜻깊은 배움과 축복의 시간을 선사한 영화제에 감사드리며, 내년 제13회 가톨릭영화제를 마음에 담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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