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의 이유있는 'KS 잠실 무승' 징크스, 류현진은 깰 수 있을까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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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독 결과 기다리는 김경문 감독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1차전 경기. 7회 말 김경문 한화 감독이 LG 박해민의 비디오판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 ⓒ 연합뉴스 |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0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8로 완패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던 문동주는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4일 휴식만의 등판 때문인지 플레이오프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4.1이닝 4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한화는 이날 불펜진까지 총 9명의 투수를 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사사구를 7개(LG 1개)나 내준 것이 뼈아팠다.
반면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는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에서는 신민재가 5타수 3안타 2타점, 문보경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박해민은 5회말 솔로포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안타수는 7개로 한화와 같았지만, 집중력에서 LG가 앞섰다.
역대 41차례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까지 차지한 건 총 30차례나 된다. LG는 1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 73.2%를 선점하고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시리즈 잠실 11연패' 징크스 깨지 못한 김경문 감독
1차전에서 한화의 열세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한화는 PO에서 삼성과 최종 5차전까지 혈전을 치렀다. 특히 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5차전에서는 에이스 코디 폰세(5이닝 1실점)와 2선발 라이언 와이스(4이닝 1실점)을 모두 소모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11-2로 완승을 거두며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폰세와 와이스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결장하게 되면서, 로테이션상 팀내에서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를 사실상 2경기 이상 활용하기가 어렵게 됐다. 당초 선발진이 가장 큰 강점으로 거론되었던 한화로서는 전력의 40% 이상이 깎인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된 셈이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문동주를 1선발로 낙점한 것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문동주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한국시리즈는 처음이었고 LG전 전적도 4경기 1승 1패 자책점 7.04로 한화 선발진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반면 류현진은 한화 선수 중 유일한 한국시리즈 유경험자인데다가 LG전에서도 4경기 1승 자책점 1.08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과 문동주 모두 지난 21일 삼성과 PO 3차전이 마지막 등판이었지만, 문동주는 18일 1차전에서도 등판하여 2이닝을 던졌기에 투구수가 류현진보다 더 많았다. 이를 두고 김경문 감독이 흐름상 더 중요한 2차전 승리에 무게를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시리즈만 5번째 도전인 김경문 감독은 이날 패배로 달갑지 않은 기록을 또 하나 경신하게 됐다. 바로 '한국시리즈 잠실 11연패'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3회, NC에서 1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두산 감독 시절 2005년 삼성에 4전 전패, 2007년과 2008년에는 SK에 각각 2승 4패, 1승 4패로 밀렸다. NC 감독 시절인 2016년에는 친정팀 두산에게 4전 전패로 물러났다. 이 중 잠실에서 열린 10번의 경기를 모두 패배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도 LG의 홈구장인 잠실에서 열렸다. 김 감독은 이번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하면서 잠실구장 11연패 기록을 경신했고,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3승 17패가 됐다. 김 감독이 거둔 3승은 2007년과 2008년 SK를 상대로 원정(당시 문학구장, 현 SSG 랜더스필드)에서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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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투하는 류현진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3차전. 2회 말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이 투구를 마친 후 더그 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무관뿐만이 아니라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험도 없다. 단일리그 체제에서 정규리그 1위팀의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확률은 무려 85.3%에 이른다. 또한 올해의 한화를 제외하고 김경문 감독이 지휘했던 팀들이 로테이션상 잠실 경기에 등판할 3선발 이하 투수들이 비교적 약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잠실이라서 특별히 약했던 것이 아니라, 일정과 확률상 처음부터 불리한 위치에서의 승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정규리그 1위의 기회가 있었지만 끝내 놓친 것도, 플레이오프를 조기에 끝낼 기회가 있었지만 최종전까지 힘을 소모하게 된 것도 결국 스스로 자초한 결과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잠실에서만 최대 4경기(1~2, 6~7차전)를 치러야 한다. 김경문 감독이 단 1승이라도 잠실 징크스를 깨지 못한다면, 이는 곧 한화의 우승도 절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김경문 감독의 오랜 한을 풀어줄 희망은, 이제 류현진에게 달렸다. 18년 만에 KBO리그에서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된 류현진은 지난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3차전 1경기만 등판하여 4이닝 4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잠실 경기에서는 2경기에 등판하여 승패는 없었지만 12이닝 9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호투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현재 한화에서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유일한 투수다. 2006년 삼성과 격돌한 한국시리즈에서 류현진은 3경기에 등판하여 비록 1패에 그쳤으나 자책점 2.25(12이닝 11피안타 4실점 3자책)으로 호투했다. 올림픽과 WBC 결승전, MLB(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등 더 큰 무대도 충분히 경험해봤다. 어느덧 38세가 된 류현진에게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는 아직 우승이 없다는 아쉬움을 만회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만 류현진에 맞설 LG의 2차전 선발인 임찬규도 한화전에서 5경기 2승 1패 자책점 1.59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 한화로서는 류현진마저 무너지고 2차전까지 내주게 된다면 사실상 시리즈를 뒤집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사실상 잠실로 다시 돌아오지도 못하고 시리즈가 조기에 끝날 수도 있다.
한화는 잠실에서 최소한 1승 1패를 거두고 폰세와 와이스가 등판하는 대전 3연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무관 탈출과 더불어 지긋지긋한 잠실구장 무승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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