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급등" 샤오미 '가성비' 흔들…삼성도 고민 커진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거침없는 성장에 스마트폰 제조사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AI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며 교체 수요가 늘어난 점은 반갑지만,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탓에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샤오미 ‘가성비’ 흔들

논란이 커지자 루웨이빙(卢伟冰) 샤오미 사장은 24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직접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K90 가격 책정에 실망했다는 의견을 많이 봤다”며 “부품 단가 등 비용 압박이 신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훨씬 크고 앞으로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D램, HBM 효과에 공급난

현재 메모리 3사는 생산 역량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에 쓰이는 범용 D램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1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3대 주요 D램 공급업체가 고급 공정 용량을 주로 하이엔드 서버 D램과 HBM에 할당하면서 PC, 모바일,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의 용량이 줄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일반 공정의 D램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AI 학습’ 시장에서 ‘AI 추론’으로 투자의 축이 옮겨가면서 서버 시장에서도 HBM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범용 D램 수요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용 고사양 D램(GDDR)과 저전력 D램(LPDDR)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HBM 대신 128GB 용량의 GDDR7을 탑재한 추론 특화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 CPX’를 공개했다. 인텔도 지난 14일 추론 특화 GPU인 ‘크레센트 아일랜드’를 공개하면서 총 160GB 용량의 LPDDR5X를 탑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서버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을 포함한 D램 3사는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 스마트폰 고민 커진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삼성전자와도 무관치 않다. 반도체 부문(DS)의 사업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모바일 부문(MX)은 신제품 가격 전략을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가격 동결’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한 만큼 차기작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정책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생산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의 원가 절감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은 전체 부품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600의 성능과 수율이 일정 수준 확보된 만큼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탑재할 전망이다. 지난 7월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는 전작보다 약 14만원 올려 출시했지만, 엑시노스를 탑재한 갤럭시 Z플립7은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부품 단가가 크지 않고 삼성전자처럼 규모가 큰 제조사는 재고를 미리 확보해두기 때문에 당장의 가격 급등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만 엑시노스를 탑재해 원가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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