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10득점' 이지윤, '슈퍼 루키' 명성그대로

양형석 2025. 10. 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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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5일 흥국생명전서브득점 3개 포함 10득점 활약, 도로공사 3-2 승리

[양형석 기자]

도로공사가 홈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을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25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28-30,25-22,22-25,15-9)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던 도로공사는 시즌 개막 일주일 만에 열린 홈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을 제압하며 승점 2점을 적립했다.

도로공사는 주포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가 서브 득점 4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2.54%의 성공률로 37득점을 퍼부었고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이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2득점, 강소휘도 18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이날 도로공사는 어깨 부상을 당한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결장하면서 신인 이지윤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지윤은 V리그 데뷔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리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3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도로공사는 망설임 없이 중앙여고의 미들블로커 이지윤을 선택했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활약이 아쉬웠던 1순위 출신 미들블로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벌이는 배구는 신체 조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구기종목 중 하나다. 게다가 프로 입단 후 신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각 구단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장을 가진 유망주들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기술은 많은 연습량과 훈련 방법의 수정 등으로 어느 정도 향상 시킬 수 있지만 구단이 선수의 신장을 자라게 만들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역대 V리그의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미들블로커 선수가 전체 1순위로 선발된 적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 실제로 V리그 역대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꼽히는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이나 지난 시즌 속공(52.42%)과 블로킹(세트당0.84개) 부문 1위였던 이다현(흥국생명)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받지 못했다. 의외로 전체 1순위 출신 미들블로커의 성공 확률이 썩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201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높이 보강이 필요했던 도로공사가 청주여고의 미들블로커 정다은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하지만 정다은은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15득점에 그치다가 2011년 신생구단 특별지명으로 IBK기업은행 알토스로 이적했고 2014년 다시 현대건설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정다은은 현대건설에서도 백업을 전전하다가 2017-2018 시즌을 끝으로 프로 무대를 떠났다.

도로공사는 2016-2017 시즌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183cm의 신장을 가진 목포여상 출신의 미들블로커 정선아를 지명했다. 루키 시즌 부상으로 5경기 출전에 그친 정선아는 2017년 컵대회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꽃피우는 듯했지만 정대영과 배유나라는 베테랑 듀오에 밀려 끝내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다. 결국 정선아는 2019-2020 시즌이 끝나고 네 시즌의 짧은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2022-202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의 지명을 받았던 염어르헝은 페퍼저축은행은 물론 한국 여자배구에도 '아픈 손가락'이 됐다. 몽골 출신의 역대 최장신(195cm) 미들블로커 염어르헝은 귀화 시험까지 보면서 힘들게 프로에 입단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3시즌 동안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네 번의 무릎수술을 받은 염어르헝은 지난 6월 임의해지 공시되며 고향인 몽골로 돌아갔다.

갑작스러운 프로 데뷔전에서 10득점 활약
 이지윤(왼쪽에서 두 번째)은 프로 데뷔전에서 10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시즌 첫 승에 크게 기여했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도로공사는 2014년 FA시장에서 정대영, 2016년 FA시장에서 배유나를 영입하면서 높이와 경험을 두루 갖춘 강력한 미들블로커 듀오를 완성했다. 도로공사는 2017-2018 시즌과 2022-2023 시즌 두 번에 걸쳐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는데 정대영-배유나 듀오가 없었다면 우승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재한 두 베테랑 선수 때문에 차세대 미들블로커를 육성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2022-2023 시즌 종료 후 정대영이 친정팀 GS칼텍스 KIXX로 이적하면서 도로공사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FA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이고은 세터(흥국생명)를 지명하고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따내면서 고교 최대어 김세빈을 영입했다. 그리고 배유나의 새 파트너가 된 김세빈은 2023-2024 시즌 신인왕에 선정됐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따낸 도로공사는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중앙여고의 미들블로커 이지윤을 지명했다. 이지윤은 188cm의 큰 신장을 가진 고교 최고의 미들블로커지만 도로공사는 배유나와 김세빈으로 미들블로커 라인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지윤은 백업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루키 시즌을 보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부터 배유나의 어깨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21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한 번도 코트를 밟지 못했던 이지윤은 25일 흥국생명과의 홈 개막전에서 미들블로커로 선발 출전하면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선배의 부상에 따른 갑작스러운 프로 데뷔에 긴장할 법도 했지만 이지윤은 서브득점 3개와 블로킹 1개를 곁들이며 66.67%의 성공률로 10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기회가 많지 않은 미들블로커임에도 데뷔전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린 것이다.

시즌 첫 경기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배유나는 짧으면 3주, 길면 6주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도로공사의 미들블로커는 주전 배유나와 김세빈을 제외하면 8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김현지 밖에 없어서 루키 이지윤에게 꾸준히 기회가 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지윤이 배유나의 공백을 잘 메워 팀에 활력을 넣어준다면 2025-2026 시즌 영플레이어상 경쟁에서도 기선을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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