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노래한 지 40년…음악 싫었던 적 한 번도 없었다"
11월 22~23일 서울 콘서트 개최

“음악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평생 노래를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무대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싫었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59)은 내년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86년 밴드 부활 1집 보컬이자 2대 보컬로 데뷔한 이래 솔로 가수로 큰 성공을 거뒀다. 부활 1집 ‘희야’를 비롯해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소녀시대’, ‘마지막 콘서트’, ‘네버 엔딩 스토리’, ‘아마추어’, ‘마이 러브’, ‘내가 많이 사랑해요’ 등 시대별로 다양한 장르의 히트곡을 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루이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40년이라니, 쉬지 않고 활동해 와서 시간 가는 걸 잘 모르겠다. 콘서트도 계속하고 있고 목소리도 잘 나오니까”라면서도 “응원해 준 팬 덕분에 이 시간이 있는 것 아니겠나. 팬들과 기념하기 위한 해외 공연도 준비 중이고, 정규 앨범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한 대중가수로서의 출발은 19세에 올랐던 63빌딩 컨벤션 무대다. “그때만 해도 40주년을 기념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서른이면 다 은퇴하는 분위기였다. 가수는 수명도 짧고 돈도 잘 벌지 못하니 부모들이 음악하는 걸 반대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가수가 빌보드에도 가고, 엔터사가 상장하는 시대가 올 줄은 전혀 몰랐다”며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승철도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2023년부터 전국투어 주최사로 함께 하고 있는 (주)엘에스씨(LSC)를 통해 후배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음악 예능과 뮤지컬 제작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싱어송라이터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8세가 된 둘째 딸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10대가 많아요. 그중에 음악적 재능을 가진 친구도 많죠. 방탄소년단이 춤으로 세계를 휘어잡았다면, 저는 노래로 승부를 보려 합니다.”
딸 이야기를 좀 더 묻자, 그는 웃으며 “둘째는 노래보다 공부에 흥미가 많다. 나를 닮았다고 느낄 때는 끈기 있게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내가 그 끈기로 버텨서 40년을 온 것”이라고 답했다. 첫째 딸은 지난 19일 결혼식을 올렸다.

음향회사를 운영 중인 이승철은 입체음향 시스템을 활용한 콘텐트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1970~80년대 명곡을 가져와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분리하고, 입체음향에 맞게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인터뷰 현장에서 들려준 들국화의 ‘제발’은 보컬, 코러스, 연주가 여러 각도에서 울리며 웅장한 감동을 안겼다. 이승철에 따르면 1986년 발매 당시의 허스키한 전인권 보컬과 밴드의 연주를 분리해 여러 각도에서 사운드가 들리도록 재작업했다.
이승철은 “19세 때의 목소리를 살린 부활의 ‘희야’를 입체음향 콘텐트로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이 작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아카이빙의 의미이자, 앞으로 중요해질 입체음향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일이다.
입체음향 시스템은 그의 전국투어에서도 만날 수 있다. 11월 22~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공연에서는 170개의 스피커를 설치해 전 좌석에서 입체적인 사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승철은 “요즘은 콘서트에 3대가 함께 오는 가족도 있다”며 “같은 시대를 살아온 팬들에게 얻는 힘이 크다. 이들에게 더 좋은 노래,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들을 위해 내년 10년 만의 정규앨범을 계획 중인 이야기도 털어놨다. 싱글로는 신곡을 발표하고 있긴 하지만, 그의 마지막 정규는 2015년에 낸 12집 ‘시간 참 빠르다’다. “요즘 시대에 정규는 확실히 소모적인 음반이 됐다. 그동안엔 작곡가들에게도 미안해서 정규를 내지 않았는데, 내년엔 다양한 장르를 담아 볼 생각이다. 아이유, 악뮤, 잔나비, 이무진, 박보검 같은 멋진 후배들이 많아서 후배와의 협업도 열어뒀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데뷔 35주년을 기념한 신승훈, 콘서트로 복귀한 김건모 등 동세대 가수들에게도 응원을 건넸다. “다양한 장르에서 기둥같은 가수들이 폼나게 버텨줘야 해요. 그래야 가요계가 풍성해져요. 이렇게 롱런하기 위해선 트렌드를 놓지 않으면서도 본인 색깔을 계속해서 드러내야 하죠. 음악에도 유행하는 흐름이 있으니, 이 안에서 내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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