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판 오타니 통역사 사건?...르브론 절친의 배신, 선수 부상 정보 도박꾼에게 넘겨 돈벌이에 악용 '파문'

배지헌 기자 2025. 10. 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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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선수 데이먼 존스, 르브론과 친분 악용해 도박꾼에 정보 유출
데이먼 존스

[더게이트]

NBA판 '오타니 통역사' 사건이 터졌다. 슈퍼스타 선수의 최측근이 특별한 위치와 친분을 악용해 불법 도박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

미 연방 수사국(FBI)은 24일(한국시각) 전직 NBA 선수 데이먼 존스를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천시 빌럽스 감독, 마이애미 히트의 테리 로지어도 함께 체포됐다. 존스의 혐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빌럽스와 함께 마피아 조직원들이 연루된 포커 사기에 가담한 것. 그리고 더 심각한 건, 르브론 제임스와 LA 레이커스 선수들의 부상 정보를 도박꾼들에게 팔아넘긴 것이다.

연방 기소장에 따르면 존스는 2023년 2월 9일 아침 '선수 3'이 그날 밤 밀워키 벅스전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공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판돈을 크게 걸어." 존스는 '선수 3'이 아직 공식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지만 경기에 나오지 않을 거라고 귀띔했다.

기소장에 등장하는 '선수 3'은 르브론 제임스다. 이틀 전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 38득점을 올리며 NBA 역대 최다 득점 1위에 오른 르브론은 이날 밀워키전에 나오지 않았다. LA 레이커스 베스트 멤버 중 경기에 빠진 선수는 르브론 뿐이었다.

2024년 1월 15일엔 센터 앤서니 데이비스의 부상 정보를 트레이너로부터 입수해 공범에게 넘겼다. 공식 부상자 명단엔 데이비스가 "출전 가능"으로 올라 있었지만, 존스는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공범 마브스 페어리는 이 정보를 믿고 레이커스가 질 것으로 보고 10만 달러(1억4000만원)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레이커스가 이겼고, 데이비스는 27득점 15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존스는 레이커스에서 뚜렷한 직책이 없었다. 선수도 아니었고, 코치도 아니었다. 공식 직함도 없었다. 르브론의 친구라는 것 외엔 아무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구단 버스를 타고, 라커룸을 드나들고, 전세 비행기에서 선수들과 카드게임을 했다. 경기 전엔 코트에서 르브론에게 패스를 날렸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존스를 "팀 주변에 있는 사람" "분위기 메이커"라고 설명했다. 신분이 불확실한 채로 팀 내부를 자유롭게 오갔다. 스타 선수의 친분만으로 특별한 접근권을 얻은 경우였다. 르브론과 가까운 소식통은 디 애슬레틱에 "르브론은 자신이 친구로 여긴 사람이 자신과 레이커스 정보를 도박꾼들에게 넘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클리블랜드에서부터 르브론과 친분을 유지해온 존스.

존스는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1976년 8월 태어났다. 휴스턴 대학에서 농구를 했지만 1997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하위리그를 전전하다 NBA에 발을 들였다. 1998년부터 2009년까지 11년간 뉴저지, 보스턴, 골든스테이트, 댈러스, 밴쿠버, 디트로이트, 새크라멘토, 밀워키, 마이애미, 클리블랜드 등 10개 팀을 떠돌았다. 통산 2200만 달러(308억원)를 벌었다.

하지만 존스는 재산 대부분을 잃었다. 사치와 허영 때문이었다. 깜도 안되면서 올스타 동료들처럼 비싼 차, 옷, 집을 원했다. 카드게임을 좋아했고, 자신보다 훨씬 부자인 동료들을 따라 큰 판돈을 걸곤 했다. 존스는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파산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이런 존스가 르브론을 만난 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인 2006년. 이후 2014년 여름 르브론이 클리블랜드로 복귀하면서 존스를 데려왔다. 존스는 NBA 코치 자리를 원했다. 당시 클리블랜드 수석 코치 타이론 루가 존스의 또 다른 친구였다. 2016년 루가 감독이 되면서, 그해 9월 존스를 코치진에 올렸다. 2018년 가을 르브론이 LA로 떠났고, 클리블랜드는 루 감독과 존스를 경질했다. 그리고 2022년 존스가 다시 르브론 곁이 나타났다. 

당시 레이커스 선수들은 3점슛을 성공시킨 뒤 팔을 바닥으로 뻗는 세리머니를 했다. 디안젤로 러셀을 흉내낸 세리머니처럼 보였지만, LA 타임스에 따르면 카드게임에서 판돈을 쓸어담는 존스를 흉내낸 동작이었다. 한 판을 따면 존스는 배지를 꺼내는 시늉을 하며 외쳤다. "정지! 마이애미 경찰이다!" 그리고 현금을 쓸어담았다. 그러면서 코트 밖에선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쓸어담고 있었다. 

선수 생활 말년 악재가 끊이지 않는 르브론에겐 또 하나의 대형 악재다. 이미 아킬레스 부상으로 개막전을 놓친 가운데, 전 팀동료 러셀 웨스트브룩이 르브론을 맹비난한 책이 출간됐다. 이달 초엔 은퇴 발표인 줄 알았던 SNS 예고가 헤네시 광고로 판명나 팬들 반발을 샀다. 한 팬은 마지막 경기를 보려고 티켓을 샀다가 소송까지 냈다. 여기에 절친의 배신 소식까지 더해졌다.

본인의 잘잘못을 떠나 이런 구설수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일이다. 르브론은 존스가 정보를 팔아넘긴 사실을 전혀 몰랐고 배신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식 직책도 없는 친구에게 팀 내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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