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배포금지, 몰랐다"는 교장...당시 청구서를 공개합니다

윤근혁 2025. 10. 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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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에 알았다고 했지만... 9월 1일 정보 청구서엔 "신문 교내 배포 금지" 명시... 학교측 "청구서 내용 자세히 안 봤다"

[윤근혁 기자]

 <토끼풀>이 지난 9월 1일 신도중에 보낸 정보공개 청구서.
ⓒ 토끼풀
중학생 신문 <토끼풀>을 지난 8월 29일 배포 금지해 '언론 탄압' 논란을 빚은 서울 신도중이 "교장과 교감은 10월 15일 (청소년단체의) 성명서 발표를 듣고 교실 내 신문 배포와 수거를 (뒤늦게) 인지했다"라는 내용의 사안 보고서를 24일 국회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학교 교장은 이미 한 달 전쯤, '학생 자치신문의 교내 배포를 금지한 행위는 문제 아니냐'는 내용의 정보공개 청구서를 두 차례에 걸쳐 받은 뒤 본인이 사인한 답변서까지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중 "교장과 교감은 10월 15일에 인지...<토끼풀> 신문 배포 몰랐다"

24일, <오마이뉴스>는 서울 신도중이 국회 교육위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보낸 '학생신문 <토끼풀> 관련 사안 보고서'를 살펴봤다.

이 문서에서 신도중은 "학교장과 교감은 신문 교내 배포와 수거에 대한 사항을 인지하지 못했다"라면서 "2025년 10월 15일 (청소년단체의) 성명서 발표를 듣고 해당 내용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 학교가 신문 배포를 허가했다가 하루 만에 금지, 압수 조치를 한 때는 지난 8월 29일이었다. 이날 오전 9시 이 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부장들이 참석한 부장회의를 거친 뒤 벌어진 일이다. 신도중은 이날 회의에서 "<토끼풀> 신문을 배포 금지한 것이 아니라 토끼풀 기자 모집 공고문 게시와 배포에 관한 내용으로 인식하고 '게시물 부착 안내사항'을 수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학교 교장 등은 신문 배포 금지 뒤 47일이 지난 다음에서야 '신문 압수'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보니, 신문 배포 금지 뒤 3일 만인 지난 9월 1일, 1교시 시작 직전 신도중 학생인 <토끼풀> 기자는 교무실 앞 복도에서 교장을 직접 만나 '토끼풀의 배포 금지가 처분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뒤 답변까지 받았다고 한다.

<오마이뉴스>는 <토끼풀>이 신도중에 지난 9월 1일에 보낸 정보공개 청구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토끼풀>은 이 청구서에서 '신도중 학생이 만드는 자치 신문의 교내 배표를 금지한 행위는 헌법과 학생인권조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 청구서는 신도중에 9월 2일에 도착했다.

이 청구서를 받은 이 학교 교장은 지난 9월 12일 답변서에서 "교내에서의 게시물 부착과 신문 배포는 학부모 민원 발생 소지 등을 고려해 정식 결재를 받아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이 문서엔 본인이 자필 사인까지 했다.
 서울 신도중 교장이 지난 9월 12일자로 답변한 '신도중 신문 압수 관련 정보공개' 답변서.
ⓒ 제보자
<토끼풀>은 지난 9월 13일에 다시 보낸 정보공개 청구서에서도 "신도중이 본 청구인이 발행하는 신문의 배포를 금지한 것 자체가 위헌·위법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 학교 교장은 1차 답변과 비슷한 내용의 답변서를 작성했다.

<토끼풀> 관계자(중학생)는 <오마이뉴스>에 "교장과 교감이 <토끼풀> 배포 금지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는 주장을 담은 문서를 국회에 보낸 사실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라면서 "정보공개 청구서에도 나와 있는 '신문 배포 금지'란 글귀를 왜 안 봤다고 하는지, 왜 몰랐다고 하는 지 모르겠다.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토끼풀> "정말 실망"...신도중 "청구서에 적힌 내용, 자세히 살펴보지 못해"
 16일 오후 3시 30분, 23개 청소년인권단체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S중은 즉각 <토끼풀> 신문 배포 금지를 철회하고, 불법 압수한 모든 신문을 원상 반환하라”라고 요구했다.
ⓒ 윤근혁
강경숙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언론출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면서 "학내 교칙을 근거로 학생자치 언론 활동을 막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오히려 교장과 교감이 이를 독려하고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신도중 교감과 해당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신도중 교장은 신문 배포 금지 직전에 열린 부장회의에 참석했지만 <토끼풀> 게시물에 대해 얘기를 나눴을 뿐 신문이 배포된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라면서 "정보공개 청구서에 대해서도 일반 배포 규정과 원칙에 대해 답변한 것일 뿐이어서 정보공개 청구서에 적힌 질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신도중 교장의 설명을 직접 듣기 위해 10월 16일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이 학교 직원을 통해 메시지도 남겼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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