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내려다본 항포구... 한 달째 묶인 동해안 어민들

진재중 2025. 10. 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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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양양 남애항은 평화로워 보였지만, 정박한 어선들 사이로는 한 달 넘게 이어진 비와 거센 파도에 발이 묶인 어민들의 깊은 한숨이 스며 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비와 높은 파도로 인해 출항이 막히면서, 김씨를 비롯한 어민들은 사실상 '강제 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그는 "파도가 잠잠해져도 금세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장비 점검, 선원 확보, 물때까지 맞아야 한다"라며 "사실상 두 달은 손해 본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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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비와 거센 파도… 항구엔 배가 가득하지만, 생계는 멈췄다

[진재중 기자]

▲ 양양 남애항 ‘동해안의 나폴리’로 불리던 항포구. 한 달 넘게 이어진 비와 거센 파도로 출어가 막히며, 어선들이 항구 안에 줄지어 정박해 있다.
ⓒ 진재중
하늘에서 내려다 본 양양 남애항은 평화로워 보였지만, 정박한 어선들 사이로는 한 달 넘게 이어진 비와 거센 파도에 발이 묶인 어민들의 깊은 한숨이 스며 있다.

출항은 멈추고, 기다림만 남았다

24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비에 젖은 방파제 위로 파도가 흰 거품을 일으키며 부딪친다. 항구 안쪽에는 고기잡이 배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 있다. 멀리서 보면 평화로운 풍경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배마다 닻이 내려진 채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견디고 있다.

"바다에 나가야 사는 사람인데, 이렇게 묶여버리니 하루하루가 답답하죠."

40년째 배를 몰고 있다는 김아무개(65)씨는 손에 쥔 담배를 여러 번 붙였다 껐다 하며 말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비와 높은 파도로 인해 출항이 막히면서, 김씨를 비롯한 어민들은 사실상 '강제 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비와 큰 파도로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항구에 정박된 배(2025/10/24)
ⓒ 진재중
관광객에겐 풍경, 어민에겐 생계의 위기

연일 계속된 비와 큰 파도로 어획량은 '제로'에 가깝다. 항구 주변에는 말라야 할 그물들이 여전히 젖은 채로 엉켜 있고, 선창가에는 출항하지 못한 채 선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하늘만 바라본다.

"큰 파도는 관광객한테는 구경거리죠. 하지만 우리한테는 생계가 걸린 문제예요."

항에서 고기잡이 배를 운영하는 박아무개(55)씨는 이렇게 말했다. 비수기와 맞물린 악천후로 인해 기름값·식자재비 같은 고정비만 늘어가고 있다. 그는 "파도가 잠잠해져도 금세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장비 점검, 선원 확보, 물때까지 맞아야 한다"라며 "사실상 두 달은 손해 본 셈"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10월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비와 먹구름으로 뒤덮인 동해 바닷가(2025/10/24)
ⓒ 진재중
 파도가 몰아치는 항구.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지만, 어민들에게는 생계와 직결된 반갑지 않은 풍경이다(2025/10/24)
ⓒ 진재중
젖은 항구 위에 남은 건 '기다림'뿐

비는 바다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적셨다. 항구 인근 수산시장 상인들도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호소한다. 젖은 항구 바닥에는 파도에 떠밀려온 해초와 부유물이 쌓여 있고, 갈매기 울음소리만 공허하게 메아리친다.

그럼에도 어민들은 '기다림'에 익숙하다.

"바다는 늘 변해요. 거칠 때도 있고, 다시 잔잔해질 때도 있죠. 그걸 믿고 사는 게 어부지요."

김씨는 그렇게 말하며 멀리 일렁이는 회색빛 수평선을 바라봤다.
 파도가 잦아지기를 기다리며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2025/10/24)
ⓒ 진재중
다시 바다로... 어민들의 소망이 깃든 항구

비가 멎고 바다가 잔잔해지면, 항구를 메웠던 정적은 곧 분주한 엔진 소리와 사람들의 외침으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동해안의 항구는 고요하지만, 그 고요 속에는 바다를 향한 어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다.

항구 입구의 빨간 등대는 오늘도 묵묵히 어선을 지키며, 만선의 소식을 안고 돌아올 배들이 하루빨리 바다로 나가길 기다리고 있다.
 붉은 등대가 항구를 지키며, 어선들이 출어하기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2025/10/24)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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