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설 쓰냐, 영장 치면 사표"... 채해병 특검, '공수처 수사방해' 진술 확보

김화빈 2025. 10. 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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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진 차장 대행 관련 부장검사들 PC 및 진술 확인... 국회 법사위, 특검팀 의뢰 받아들여 위증 고발

[김화빈 기자]

 지난해 7월 26일, 송창진 당시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채해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창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전 2부장검사(당시 차장 대행)가 "사표"까지 언급하며 영장 청구에 반대한 정황을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가 '결재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는 공수처 관계자들의 증언을 확보했는데, 이는 그가 국회에서 "보완이 필요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특검팀은 이를 토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그의 고발을 의뢰했고, 23일 고발로 이어졌다.

공수처 관계자 PC 메모 "통상의 반대 아니라 사직 의사 결부"

<오마이뉴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인한 송창진 전 공수처 차장 대행 고발 관련 문건 따르면, 특검팀은 A 부장검사와 B 부장검사의 진술 및 A 부장검사의 업무용 PC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송 전 부장검사가 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A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2024년 6월 24일 오후 처장실에서 (오동운) 처장님, 차장 대행(송 전 부장검사), B 부장검사, C 부장검사와 제가 회의를 진행했다"며 "안건은 해병대 수사팀이 청구하고자 했던 통신 및 압수수색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에서는 압수·통신영장 청구가 모두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던 반면 차장 대행(송 전 부장검사)은 (그렇지 않았다)"며, 송 전 부장검사가 회의에서 '수사기록에 소설 같은 이야기를 써 두었다. 끝까지 읽기도 어렵다. 설사 사실관계가 맞다고 하더라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압수가 됐든 통신이 됐던 영장 청구서에 결재할 수없다. 나를 결재라인에서 빼고 영장을 청구하면 사표를 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A 부장검사는 또 "(저는) 통신(기록)은 다음 달이면 자료가 모두 사라지므로 반드시 영장 청구를 강행하겠다고 의견을 밝혔고, B 부장검사 또한 '차장 대행은 결재에서 빠지시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B 부장검사도 지난 13일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차장 대행은 2024년 6월 24일 '소설같은 이야기다', '100페이지 이상 읽기 힘들다', '어떻게 이런 영장을 가려 하느냐', '영장이 청구되더라도 다 기각될 것'이라며 영장 청구서에 결재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면서 "(만일) 자신을 결재선에서 배제하거나 영장 청구를 강행하면 사직하겠다'고까지 말했다"고 진술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6월 17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검팀은 지난 8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 부장검사의 업무용 PC 속 당시 메모(2024년 7월 26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확인했다. 메모에는 "반대 의사 표시가 통상의 반대 정도가 아니라 사직 의사와 결부됐다. (차장 대행이 2024년 7월 26일 국회에 출석해 한) 보완 필요성 주장은 '사실관계가 모두 맞다고 하더라도 각하사유임이 법률가의 양심상 명백하여 청구에 반대한다'는 의사와도 배치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차장 대행의 결재 불가 의견 표현으로 처장 주재 부장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 도출 없이 회의가 종결됐다"고 적혀 있기도 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26일 국회에 출석해 '압수수색 영장은 왜 안 나왔냐'는 정청래 당시 법제사법위원장의 질의를 받고 "중간결재자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였고 보완해야 된다는 의견을 처장께 드렸다"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전까지는 (영장을) 청구함에 더 신중해야 된다는 입장이었으나 부장회의를 거쳐 처장께서 (영장 청구를 하자고) 그렇게 하셔서 다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국회에서 "보완 필요성"을 진술했던 송 전 부장검사게 실제 일선 수사팀에 보완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그를 위증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의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오전 위원회 의결로 송 전 부장검사를 고발했다.

"영장 다 기각" 국회 진술도 위증 혐의 고발
 채해병 특검팀 이명현 특검이 지난 7월 2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마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이희훈
특검팀의 고발의뢰 내용엔 위 사안 외 다른 위증 혐의도 담겨 있다.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통해 '네 번째로 청구한 통신영장이 법원에 인용됐다'는 사실을 보고받고도 국회에서 "제가 직무하는 동안 다 기각됐다"고 위증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 혐의 역시 법제사법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당시 수사팀은 송 전 부장검사의 반대에 우선 "통신영장만 청구하기로" 하고 ▲ 2024년 6월 28일 ▲ 2024년 7월 1일 ▲ 2024년 7월 5일 ▲ 2024년 7월 9일 네 차례에 걸쳐 기각 사유를 보완해 통신영장을 청구했다. 세 차례 영장을 기각했던 법원은 수사팀이 네 번째 영장을 청구한 다음날 윤석열 당시 대통령 휴대전화, 대통령실 전화(02-800-7070) 등 12건 회선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26일 국회에서 "제가 직무를 하는 동안 통화내역을 얻기 위한 통신영장을 청구했지만 다 기각됐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2024년 7월 10일 통신영장이 발부된 사실이 송 전 부장검사에 보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전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이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수사라인에서 배제된 인물이다. 그는 2024년 7월 26일 국회에서 이 전 대표가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2024년 7월 10일에야 알았다고 진술했는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를 위증으로 보고 2024년 8월 19일에도 그를 고발한 바 있다.

송 전 부장검사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특검의 조사를 받기 전이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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