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 철도고 여학생 극단 선택… "학폭 점수 1점 누락이 생명 갈랐다"

조정훈 2025. 10.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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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호·고민정 의원, 경북교육감 질타… "피해자 보호도, 감독도 없었다"

[조정훈 기자]

 22일 오후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북 영주의 철도고등학교 학생 사건과 관련된 학폭 회의록을 들고 임종식 경북교육감을 질타하고 있다.
ⓒ 조정훈
경북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피해 여학생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경북도교육청의 부실한 학교폭력 심의와 감독 실패를 강하게 질타했다.

22일 오후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북 영주교육지원청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점수를 잘못 계산해 징계 수위를 낮추자 피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영주교육지원청은 한국철도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지난 8월 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심의위)를 열고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에게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폭심의위는 같은 달 6일 가해 학생에 대해 심각성 3점, 지속성 1점, 고의성 2점, 반성 정도 3점, 화해 정도 3점을 합산해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의결했다. 학교폭력 조치 기준표에 따르면 13~15점은 7호로 학급 교체에 해당하고 10~12점은 6호로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내린다.

하지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학폭심의위가 가해 학생의 고의성을 3점으로 판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1점 차이로 6호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이 학교생활을 계속하게 되자 피해 여학생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을호 의원은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은 학교와 무책임하고 관행적인 행정으로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고의성 항목에서 3점이 들어가야 맞지만 1점이 누락됐다. 학생이 세상을 떠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누구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피해자 어머님은 12점을 통지받은 뒤 조치 결과 단순 출석정지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허탈해 하시면서 우셨다"며 "이 1점은 단순한 오기 표현이 아닌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건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경북교육청의 명백한 과오"라며 "교육감이 피해자 부모님과 고인에게 사죄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또 "심의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신체폭력(담배빵)'의 쟁점은 피해자가 허락했냐 안 했냐다. 일부 허락한 것이고 반강제인데 가해학생에게 빌미를 준 것이다'라고 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심문장이 돼 버렸다. 이게 학폭위의 현실이다. 명백한 2차 가해를 줄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은 끝까지 관행적 행정적 업무 처리에만 머물렀다"며 "교육청의 행정에는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공감도 학생 죽음에 대한 책임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점검하지도 않았고 교육지원청을 제대로 감독하지도 않았다"면서 해당 학교장 및 교육지원청, 경북교육청에 대한 교육부의 즉각적인 특정 감사를 요구했다.
 22일 오후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북 영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일어나 유감을 표하고 있다.
ⓒ 조정훈
이에 대해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의적인 책임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시키지도 않았다는 지적에는 "학급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임 교육감의 태도에 대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발끈했다. 김 의원은 "경북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는 분리 조치에 대해 '7월 1일 점심 시간에 실패함'이라고 돼 있다. 허위 보고한 거냐"고 따졌다.

고 의원이 "분리 조치가 실패한 것이냐 아니냐"고 따지자 임 교육감은 "저 자체는 실패한 것"이라며 "분리 조치가 완벽하지 못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고 의원은 "정 의원께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사과했으면 됐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만 했다"며 "교육감의 태도가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또 영주교육지원청이 경북교육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도 짚었다. 그는 "영주교육지원청의 보고를 안 받았느냐"고 묻고 임 교육감이 "보고 없었다"고 하자 "교육감은 영주교육장의 퇴임식에 가서 케익까지 잘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임 교육감은 "그때는 그렇게 심각한 사안인지 몰랐다"고 답했다.

고 의원이 재차 임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하자 임 교육감은 일어나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저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애도한다"며 "유족분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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