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에 빠진 현장, 오아시스 콘서트 직접 다녀왔습니다
이현파 크리에이터
어떤 뮤지션의 공연은 등장만으로도 하이라이트가 된다. 지난 10월 2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 록밴드 오아시스(Oasis)도 그중 하나다.
오아시스는 90년대 영국 브릿팝을 대표하는 밴드였지만 2009년 8월 파리 공연을 앞두고 해체됐다. 밴드의 주축인 형제(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의 오랜 불화가 그 이유다. 오아시스가 해체된 이후에도 형제는 서로 만나지 않았고, SNS와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저주를 이어갔다. 많은 음악 팬들은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바라면서도, 이내 포기했던 이유다.
그런 그들이 지난 2024년 8월 재결합을 확정했다. 그리고 올해 7월 영국 카디프에서 'LIVE 25'라는 월드 투어를 시작하고 한국을 찾은 것이다. 오아시스를 상징하는 입장곡 'Fuckin' In The Bushes'가 울려퍼졌다. 화면에 "별들은 정렬되었다. 위대한 기다림은 끝났다"라는 문구가 등장할 때쯤,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형제가 손을 잡고 무대 위에 등장했다. 이번 월드 투어에서 매번 재현되고 있는 장면이지만, 이 장면을 실제로 볼 때 팬들이 느끼는 쾌감은 가공할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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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아시스(Oasis) 내한 공연. |
| ⓒ 이현파 |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리암 갤러거는 공연 내내 뒷짐을 진 특유의 포즈와 함께 야성적인 록스타의 목소리를 과시했다. 노엘 갤러거는 기타 실력보다 훌륭한 작곡 솜씨로 평가받는 인물이지만, 특유의 안정적인 톤으로 공연을 이끌어 나갔다. 원곡에는 없었던 기타 솔로를 추가한 것 역시 반가웠다. 리암이 로큰롤 감성을 대표한다면, 노엘은 'Half The World Away', 'Talk Tonight' 등 어쿠스틱한 노래에서 강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Cast No Shadow', 'Slide Away' 등의 곡에서 형제의 상반된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는 장면은 단연 재결합 공연의 진수였다.
앤디 벨과 겜 아쳐 등 재결합에 참여한 오아시스의 후반기 멤버들은 물론, 베테랑 드러머 조이 워론커 역시 훌륭하게 갤러거 형제를 보좌했다. 노엘 갤러거의 솔로 프로젝트 '하이 플라잉 버즈'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곡마다 바뀌는 싸이키델릭한 배경 영상 역시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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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아시스(Oasis) 내한 공연. |
| ⓒ 이현파 |
젊은 관객들은 이날 공연에서 울려퍼진 오아시스의 곡들을 잘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줬다. 밴드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목 놓아 따라부르는 것은 기본이었다. 'Cigarettes & Alcohol'을 부를 때는 리암 갤러거의 주문에 따라 무대를 등진 채 어깨동무를 하는 '포즈난' 응원을 위해 단합했다. 노엘 갤러거가 부르는 'Half The World Away'에서는 후렴구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 흥을 참을 수 없었던 일부 관객들은 스탠딩존 뒤편에서 강강술래(손을 잡고 빙빙 도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오아시스에 대한 팬들의 열정은 공연장 안팎에서도 이어졌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공연장 밖에서 돗자리를 깔고 들려오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오아시스의 공연을 앞두고는 이곳저곳에서 팬 파티가 열렸고, 오아시스의 MD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에도 수백 명의 대기 행렬이 발생했다. 공연 날에는 오아시스를 상징하는 패션 아이템(버킷햇, 야상 자켓) 등으로 자신을 한껏 꾸미고 온 팬들이 가득 했다. 특히 건강 문제로 인해 원년 멤버인 본헤드가 이번 공연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팬들이 제작한 본헤드 모습의 등신대가 무대 위에 세워지기도 했다.
한편 공연 후반부 오아시스는 시대의 찬가 'Live Forever'로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더니, 밴드의 출사표를 자신만만하게 던졌던 'Rock'n Roll Star'로 현장을 광란으로 빠뜨렸다. 그리고 앵콜곡 'The Masterplan',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를 연이어 연주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전광판 양쪽에 갤러거 형제가 비추어지고, 그 위로는 화려한 폭죽 세례가 이어졌다. 찬란한 전성기를 그대로 간직한 50대 록스타, 그리고 편견 없이 과거의 음악을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가 함께 빚어낸 최고의 콤비 플레이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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