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다던 대체육 기업…일주일 만에 7배 폭등 [될종목]

김종학 2025. 10. 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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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상장 폐지 직전까지 몰렸던 대체육 시장의 선구자인 비욘드미트(티커명 BYND)가 일주일 만에 나스닥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주 16일(현지시간) 주당 0.52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주가는 전날(20일) 하루 만에 127.7% 폭등한 데 이어 오늘 장 마감 이후 주당 4달러를 돌파하며 최저점 대비 7배 넘게 급등했다. 실적 악화로 파산 위기설이 돌던 대체육 기업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시장의 오해를 뒤집었다..불꽃 일으킨 한 장의 신고서

이번 주가 폭등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시장이 주식 희석 등 대형 악재로만 해석했던 부채 구조조정이 있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13일, 2027년 만기인 전환사채 11억 1천400만 달러를 신규 주식 3억 1천615만 주와 2030년 만기 신규 채권으로 교환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두고 약 3억 주에 달하는 존속 불가능한 규모의 주식 희석으로 받아들여 투매에 나섰고, 주가는 16일 0.52달러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레딧, 엑스(옛 트위터) 등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형 기관 등 시장이 큰손들이 오해했다는 재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욘드미트가 공식 발표한 거래의 본질이 기업 존속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완성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회사측의 추가로 공시한 자료(8-K, 주총 소집 공고) 자료를 보면 2027년에 갚아야 할 11억 달러의 채무는 사실상 2억 달러로 줄고 부채 만기도 2030년으로 연장하는 등 사실 상 가장 큰 리스크였던 파산 위험이 사라졌다.



시장에서 인지하지 못하던 이러한 생존 시나리오는 전날(2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지분 공시(스케줄 13G)로 재확인을 받았다. 헤지펀드 컨텍스트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주가 폭락이 이어지던 지난 15일 이미 비욘드미트 보통주 2천51만 주를 사들여 지분 5.2%를 확보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비욘드미트의 주주 구성은 부채 교환에 참여한 기존 채권단이 80.1%, 컨텍스트 캐피털이 5.2%, 그리고 지난 5월 대출 계약을 통해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확보한 언프로세스드 푸드(아힘사 재단 계열사)가 2.4%가량을 차지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기관 투자자의 진입은 공매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연쇄적인 폭등의 발판이 됐다. 지난달 말 기준 비욘드미트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유통 주식 수의 60%를 상회해, 숏 스퀴즈(공매도 포지션 강제 청산)에 가장 취약한 종목 중 하나였다.

비욘드미트의 수익 확보 노력도 이러한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됐다. 이날 월마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국 2천 개 월마트 매장에 가격을 낮춘 대용량(6개 팩) 제품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대체육 제품의 다소 높은 가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 풀이된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는 비욘드미트를 자사의 밈 주식 상장지수펀드(티커명 MEME)에 편입했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종목에 비욘드미트가 포함되고, 시장 유동성이 주입되면서 숏 스퀴즈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2021년 정점 이후 적자 누적…깊어지는 소비자 외면

비욘드미트의 실적을 보면 턴어라운드와 여전히 거리가 멀다. 회사측의 공시 자료를 보면 총 매출액 2017년 3천260만 달러에서 2021년 4억 6천47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억 2천650만 달러로 감소했다. 비욘드미트 주가는 2019년 상장 당시 공모가 25달러, 첫날 46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두 달 만에 239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러한 실적 실망이 더해지며 깊은 하락을 이어왔다.

최근 분기 실적도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8월 공개한 2분기까지 세 분기 동안 순매출은 각각 7천670만 달러에서 7천500만 달러로 제자리였고, 순손실은 4천490만 달러에서 2천9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개발과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2023년 3분기(910만 달러 흑자)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매 분기 마이너스를 지속하며 회사의 현금을 소진시키고 있다.

지난 주 극적으로 기존 채권단 등에 대한 부채 우려를 덜어냈음에도 월가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분석 자료를 공개하는 미 증권사 가운데 63%가 매도, 매수 의견은 한 곳도 없다. 최근의 주가 폭등이 펀더멘털의 반전을 반영했다기 보다 공매도의 반작용에 따른 숏스퀴즈로 풀이되는 이유다.

비욘드미트는 다음 달 4일 장 마감 이후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번 부채 만기 연장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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