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검색창 대신 AI 프롬프트, IT 비즈니스 공식이 바뀐다

요즘 자료를 찾을 때면 검색창 대신 생성 AI 프롬프트 창을 먼저 찾는 일이 늘었다. 지난 십수 년간 굳어졌던 검색 습관이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생성 AI와 대화로 바뀌고 있었다.
습관의 변화를 야기한 건 효능감이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고 아래로 스크롤을 하며 하나씩 들어가 찾아봐야 했던 기존 검색보다, 물어본 정보만 이해하기 쉽게 잘 찾아 정리해주는 ‘AI 검색’이 압도적으로 편해서다. 더구나 검색 엔진 시절엔 건지기 어려웠던 개별 홈페이지 내부 정보도, 유튜브 영상 내 정보도 필요한 부분만 쏙쏙 긁어다 알려주니, 시간이 빠듯한 이들에게 이보다 유능한 조수가 없다. 초창기엔 할루시네이션(AI의 그럴싸한 거짓말) 문제가 있었지만, 요즘엔 체감상 키워드 검색과 신뢰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미심쩍을 땐 원문 링크를 달라고 해 출처를 직접 찾아 들어가 검증해 쓰면 된다.
![AI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 화면. [사진 퍼플렉시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2/joongang/20251022001348388qivj.jpg)
IT업계에서 습관의 변화는 비즈니스 생태계 변화를 의미한다. 그간 검색 포털 중심으로 형성된 비즈니스 생태계에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 강자들이 AI검색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고, 퍼플렉시티 등 AI 검색 서비스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발 빠른 마케터들은 검색 결과에 잘 노출되게 하는 검색엔진 최적화(SEO) 대신 AI 답변 결과에 자사 제품이 노출될 수 있게 만드는 AI 검색엔진 최적화(AEO)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사람이 페이지를 조회하는 횟수가 전년 대비 8%가 줄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직접 조회하기보단 생성 AI 서비스에 궁금한 걸 물어보는 이들이 많아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지난 9월 미국 법원이 구글 반독점 재판에서 브라우저 크롬 매각이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점은 상징적이다. 재판부가 그 이유로 “생성 AI 등장 이후 시장 경쟁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법원까지 인정할 정도로 비즈니스 생태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습관의 변화는 대응의 변화를 요구한다. 인터넷·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체득한 여러 가지 성공 공식이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변화가 기회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위기일 수 있다. 앞서 모바일 전환 시기 택시 앱의 등장이 콜택시를 대체했듯이, 또 수많은 전단지 광고를 배달 앱이 흡수했던 것처럼 비즈니스 성공 공식이 순식간에 송두리째 바뀌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박민제 IT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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