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추가 기일..." 꺼내자마자 "재판장님!" 소리친 김홍일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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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에 동원되어 부대원들과 함께 국회에 투입되었던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대령·육사57기)이 지난해 12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와 대통령실 건너편인 전쟁기념관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다. |
| ⓒ 권우성 |
김 대령은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씨 내란우두머리 재판에 두번째로 출석해 변호인단의 신문을 받았다. 이날 변호인단은 130개가 넘는 질문들을 준비해왔고, 계엄 이전 대북 정세부터 계엄 당일 상황을 시간대별로 잘게 잘게 쪼개어가며 물어봤다. 재판부가 중간중간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세부 사실들을 확인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오전 10시 18분 본격적으로 시작한 증인신문은 오후 6시 44분에서야 한 바퀴를 돌았다.
변호인단 친절에도... 김현태는 '150명' 증언 사수
김 대령은 윤씨가 특전사에 국회 계엄해제요구안 의결 저지를 명령했는지와 관련해서 중요한 인물이다. 본인도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 사전에 계엄 상황을 알았고 ▲ 국회 의결을 방해할 목적으로 출동한 것 아니냐는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말한 것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잘못됐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딱 하나, 김 대령이 12월 9일 기자회견부터 국회, 헌법재판소, 그리고 20일 법정에서도 유지하는 대목이 있다. 바로 '150명'이다. 그는 계엄 당시 곽 사령관으로부터 '150명이 되면 안된다는데'라는 말은 분명히 들었다고 얘기해왔다. 이 숫자는 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을 처리하는 데에 필요한 국회의원 숫자다. 즉 윤씨에겐 달갑지 않은 진술이다.
변호인단은 이 대목을 집중 공략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김 대령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데에 주목했다.
- 윤갑근 변호사 "지금 150명 관련해서 증인이 기억 못하는 것은 '못 들어가냐'는 것(사령관의 말)은 명확히 기억나는 거고, 무슨 국회의원 단어나 끌어내라, 체포 이런 건 전혀 받은 사실 없다는 것인가."
- 김현태 대령 "네.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 윤갑근 변호사 "그러면 '못 들어가냐'랑 '150명'은 증인 임무와 직접 관련되지 않는 건가."
- 김현태 대령 "네"
- 윤갑근 변호사 "연관지어서, 증인은 2층에서 3층에 갈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는데 영상을 보니까 계단이다. 잘못 기억했던 것으로 보인다. 테이저건(이야기가 나온 통화)도 (증인 기억은) (12월 4일) 00시 17분인데, 곽종근의 증언이나 진술을 보고 00시 36분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후 여러 가지 상황을, 소위 말해서 기억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 대령은 "기자회견 때도 저는 최선을 다해서 아는 걸 말씀드렸고, 이후 다섯 번의 검찰조사, 헌재, 국조특위, 국방위, 여기도 두번째인데, 다 제가 진술하는 것인데, 말실수만 꼬집어내서 마치 제가 거짓말한 것처럼 하는데, 저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진실을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 변호사는 살짝 달래는 어투로 "증인이 거짓말한다는 게 아니고, 150명 부분도 다른 데서 들었거나 기억과 혼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했다. 그간 증인신문에선 드문 태도였다.
- 윤갑근 변호사 "증인이 거짓말하거나 잘못했다고 추궁하거나 따지는 게 아니다. 가능성을 묻는 거다. 기억의 (오염) 가능성. 언론 인터뷰에서 인정했듯, 많은 부분이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부분에 '150명' 부분도 포함될 수 있다는 걸 질문하는 거다."
- 김현태 대령 "가능성까지 의견 드리긴 그렇고. 저는 모르겠지만 사령관 진술을 확인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별 성과는 없었다. 김 대령은 '150명'을 사수했다. 윤 변호사는 다시 테이저건 얘기를 꺼내면서 "(기억이) 여러 상황을 종합해서 재구성했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내란특검 유병국 검사가 "반복적으로 답변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정도로 충분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김 대령은 계엄 자체나 윤씨를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는 '후회되는 행동은 없는가'란 특검 질문에 "근데 뭐, 과거로 돌아간다한들 군통수권자의 비상계엄과 장관과 사령관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은 다들 갖고 있던 것 같다"면서도 "군인인데 명령받았는데 거부한 인원은 없었고, 순수하게 봉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저를 따랐다"고 했다. 다만 "부대원들이 잘해줘서 정말 유혈사태가 안 났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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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지귀연 부장판사는 "그래도 날짜를 한 번 듣고 검토해달라. 생각해보고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고"라며 한발 물러섰다. 또 "재판부에서 절대, 저희가 여론 때문에 또 그런 것에 영향을 받아서 기일을 늘리려는 게 아니고"라며 "김현태를 하루 예상했는데 늘어나서 의견을 여쭤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일단 12월 17일과 26일이 가능한지, 오는 30일 곽종근 사령관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것은 어떨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뒤 오후 8시 31분, 재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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