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 이끄는 스타링크 대항마 [미장 보석주]
저궤도 위성통신(LEO·Low Earth Orbit) 업체 AST스페이스모바일(이하 스페이스모바일) 주가가 심상치 않다. 1월 2일 21달러였던 주가는 10월 15일 95달러까지 올랐다. 360% 상승이다. 최근 나스닥 변동성이 커지며 상승분 일부를 반납한 모습이지만 증권가에선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리포트에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중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단 점이 근거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위성통신 산업의 전체 유효 시장(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2000억달러로 제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TAM은 향후 잠재적인 목표로 할 수 있는 시장 규모를 의미한다.
마이클 펑크 BofA 애널리스트는 “저궤도 위성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스페이스모바일 등 일부 기업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스타링크(비상장)와 스페이스모바일이 있는데, 이 중 시장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스페이스모바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지국 기반’ 한계 해결
이제는 무선 인터넷이 없는 삶은 생각하기 힘들다. 랜선 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건 기지국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덕분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은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일단 기지국이 설치된 곳에서만 원활하다.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사막·산지 등 소외 지역과 선박과 비행기 등에서도 원활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실제 관련 업계에선 이동통신의 면적 커버리지는 15% 안팎일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 지표면 면적의 70%가 바다인 데다, 육지 30% 중 절반 정도엔 기지국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동통신의 또 다른 한계는 재난에 취약하단 점이다. 태풍이나 쓰나미 등으로 기지국이 망가지면 이동통신을 쓸 수 없다. 이에 등장한 개념이 위성통신이다. 사용자 단말이나 안테나 등에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칩을 탑재해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구조다. ① 기지국이 커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도 활용 가능한 데다 ② 재난 리스크도 예방할 수 있다.
위성통신은 지구와의 거리에 따라 크게 ▲저궤도 위성(300~1000㎞) ▲중궤도 위성(1000~3만6000㎞) ▲정지궤도 위성(3만6000㎞)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각광받는 건 저궤도 위성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신 지연 속도가 평균 10㎳(밀리초) 정도로 가장 짧고 대용량 파일 전송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점도 있다. 중궤도나 정지궤도 위성과 비교해 위성 한 대당 커버리지 면적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 업체들은 ‘군집 위성(궤도상에 여러 위성을 하나의 팀처럼 활용하는 방식)’ 전략 등을 활용해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 중이다.

군집 위성 vs 우주 기지국
대표적인 저궤도 위성 서비스로는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스페이스X)가 있다. 이후 다양한 경쟁사가 등장했지만 선점 효과에 밀려 두각을 못 나타냈다. 하지만 2017년 5월 설립된 스페이스모바일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스페이스모바일은 ‘우주 기반의 초대형 이동통신 기지국’ 건설을 목표로 한다. 스타링크는 수만 개의 작은 위성을 ‘군집 위성’ 형태로 배치해 커버리지를 확보한다. 반면 스페이스모바일은 위성 한 기에 초대형 안테나를 장착해 넓은 지역에 강력한 신호를 쏜다. 스페이스모바일은 자사 위성을 블루버드로 부르는데, 첫 블루버드 시리즈인 블록 1 위성은 안테나 면적만 약 64제곱미터(약 19평)에 달한다. 지난해 9월 5개의 블록 1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했다. 안테나 크기만 보면 저궤도 상업 위성 중 가장 크다.
이게 끝이 아니다. 스페이스모바일 IR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혹은 2026년 두 번째 위성 블록 2를 배치할 예정이다. 앞서 아벨 아벨란 스페이스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블록 2에 탑재되는 안테나 면적은 223제곱미터(약 69평)”라고 밝힌 바 있다. 아벨란 CEO는 올해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도 “발사 서비스 제공 업체와 협력해 가능한 빨리 발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블록 2는 블록 1에 비해 약 3.5배 크고 용량도 10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모델도 구분된다. 스타링크는 기존 이동통신사와 잠재적 경쟁 구도다. 티모바일 등과 일부 모바일 위성통신 분야에서는 협업 중이지만, 스타링크의 최종 목표는 통신 시장 전반의 지배력 구축이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선 썩 마뜩잖은 파트너인 셈이다. 반대로 스페이스모바일은 처음부터 ‘모바일 위성통신망 도매상’ 역할을 자처했다. 기존 이동통신사와 협력이 핵심이다. 스페이스모바일은 이동통신사가 사용하는 기존 주파수 대역을 우주에서 재활용한다. 고객 입장에선 별도 장비나 새로운 요금제 가입 없이 위성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역시 계산기를 두드리면 남는 장사다. 기지국 설치나 유지・보수 비용 걱정 없이 스페이스모바일에 일종의 수수료만 내면 통신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아벨란 CEO는 “현재 50개 이상의 이동통신 파트너와 계약을 맺거나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잠재적인 스페이스모바일 서비스 이용자 네트워크가 매우 견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T&T, 버라이즌과 함께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 임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비용 지출 구간
3·4분기 수익성 지켜봐야
아직까지 매출은 크지 않다. 올해 2분기 스페이스모바일 매출은 115만달러(약 16억원)에 그쳤다. 반면 위성망 구축 등에 써야 할 돈은 수천억원이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3억2280만달러(약 4500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수백 배를 넘어서는 투자 규모다. 투자자 입장에선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스페이스모바일은 큰 걱정 없다는 분위기다. 일단 매출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이스모바일은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하반기 매출 가이던스 상단을 7500만달러(약 1000억원)로 제시했다. 하단도 5000만달러(약 710억원)로 높은 편이다. 정부와 이동통신 고객사로부터 상당한 매출이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유동성도 걱정 없다고 자신한다. 설비투자에 필요한 현금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2분기 기준 스페이스모바일은 15억달러(약 2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대규모 자본 조달의 결과다. 스페이스모바일은 지난 2월 4억6000만달러(약 65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7월에도 5억달러(약 8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전환사채인 만큼 희석 리스크는 안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유의해야 할 점이다. 다만 스페이스모바일은 캡드 콜(capped call) 거래를 적용해 리스크를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전환사채는 주가가 전환 가격 이상으로 오르면 채권은 주식으로 변환되고, 시장에 새로운 주식이 풀려 기존 주주의 가치가 떨어지는 ‘희석’ 위험을 안고 있다. 캡드 콜은 일종의 ‘희석 보험’이다. 발행사가 자기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사두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전환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그 상승분만큼의 희석 효과를 상쇄한다. 다만, 이 희석 방어 효과는 미리 정해둔 상한선인 캡 프라이스(Cap Price)까지만 유효하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1호 (2025.10.22~10.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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