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넘게 '사람' 훈시 듣다 죽은 '황새'…김해시장 고발당했다

경남 김해시가 최근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 때 황새 3마리를 방사했다가 이 중 1마리가 폐사한 것과 관련해 홍태용 김해시장 등이 고발당했다.
20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한 민원인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홍 시장과 담당 공무원, 수의사, 사육사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 민원인은 사건 당일 시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황새들을 방사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야생동물 복지와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황새 1마리가 폐사했다는 취지로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 15일 열린 과학관 개관식 때 황새 3마리를 방사했는데, 이 중 수컷 황새 1마리가 내부 폭이 약 30∼40㎝인 목재 재질 케이지에서 나온 뒤 날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주변에 있던 사육사들이 곧장 황새를 사육장으로 옮겼지만 결국 폐사했다.
당시 황새들은 시장 등 참석자들의 연설이 끝난 이후 방사됐기 때문에 케이지에 약 1시간 40분 갇혀 있었으며, 외부 기온은 약 22도였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황새들은 방사 순서를 기다리며 좁은 상자 안에서 1시간 40여분 간 갇혀 있다 한 마리가 탈진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황새 이동을 위한 상자의 재질이 금속 성분이라면 22도의 외부 날씨에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금속 표면과 내부 공기는 훨씬 더 뜨겁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1950년대부터 대한민국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황새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시가 이런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인식조차 없이 행사를 위해 황새를 처참하게 다뤘다"면서 "시는 황새 폐사 책임을 지고 폐사 원인과 진상을 규명해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시는 황새 복원 사업을 주관하는 국가유산청에서 케이지를 정식으로 대여받았고, 케이지에는 통풍 장치 등이 갖춰져 있었다는 입장이다. 또 처음 황새를 데려올 때도 같은 새장을 이용해 약 6시간 동안 운반해왔으며, 개관식 당일 수의사와 사육사 등이 황새들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된 사건을 배당한 뒤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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