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美 위해 뭔가 내놔야"…경주서 무역 담판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공정한 거래’를 거듭 강조하며 “중국이 미국을 위해 뭔가를 내놔야 한다”는 압박 메시지를 내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이 뜨거운 무역 담판의 장이 될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시 주석과 다른 분들도 함께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따로 만날 예정이다. 별도의 회담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을 방문해 1박 2일간 한ㆍ미 정상회담, 미ㆍ중 정상회담 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對中 157% 관세, 지속 가능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공언한 ‘11월부터 대중(對中) 추가 관세 100% 부과’ 방침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지속 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들(중국)이 저를 그렇게 하도록 만들었다”고 답했다. 100% 관세가 추가되면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총 157%의 초고율 관세가 적용되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지속 가능한 정상적 상황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는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공정한 거래가 필요하다.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닉슨 전 대통령 시절 미ㆍ중 관계가 시작된 이래) 첫날부터 미국을 등쳐먹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강력한 적을 상대하고 있으며, 그들은 오직 힘만을 존중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말을 종합하면, APEC이라는 다자 회담의 틀을 넘어 무역 이슈를 핵심 의제로 하는 ‘경주 미ㆍ중 담판’이 별도로 열릴 예정이며 상당히 지난한 협상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中의 희토류 압박, 원치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중국이 우리에게 뭔가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관세로 엄청난 돈을 우리에게 지불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를 줄이고 싶어 할 테고 우리는 그 부분도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관세 완화를 위한 중국의 상응 조치와 관련해 “제가 원하는 것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는 것이고, 펜타닐 유통을 중단하기를 원한다. 희토류 문제로 우리를 압박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의 당위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관세 때문에 의약품과 반도체(제조 시설)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관세 때문이다. 대미 투자가 지금까지 17조 달러이고, 임기 첫해가 끝날 때쯤 20조 달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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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없애면 미 국가안보 없애는 것”
다만 대통령이 내린 상호관세 행정명령의 위법성에 대한 연방 대법원 심리가 내달부터 시작되는 상황에서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조차 하기 싫지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무역 상대국)은 관세를 쓸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는 뜻이다. 관세를 없앤다는 건 우리의 국가 안보를 없앤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와인 수입 업체 등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위헌ㆍ위법이라며 낸 소송은 지난 5월 1심 국제통상법원(CIT)에서 정부 패소 판결이 나온 데 이어 지난 8월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의 2심도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의 제기에 따른 상고심의 공개 변론을 내달 5일 진행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통상 공개 변론 뒤 이른 시일 안에 최종심 판결을 내놓는데, 내년 3~5월쯤, 늦어도 6월 말 여름 휴정 전에는 선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 킹스 시위대 정신 나가…난 왕 아냐”

강경 이민 정책,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한 군 투입 조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전날 미 전역에서 열렸다. 워싱턴 DC와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총 2600여 곳에서 열렸으며, 여기에 약 7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도 노 킹스 시위를 두고 “시위는 매우 소규모였고 효과도 없었으며 참가자들은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그들은 우리 국민의 대표가 아니다”며 “나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죽도록 일하는 게 전부다. 전혀 왕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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